매일신문

아파트 전세강세-매매약세 지속

중고 아파트가 팔리지 않는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김모(52)씨는 자신의 50평형 아파트를 지난 연말 시세보다 낮은 1억6천만원에 매매를 의뢰했으나 아직까지 팔리지 않고 있다. 1억원에 전세를 놓으려고 해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

매물로 나온 아파트들이 많으나 수요가 없어 일부 중개업소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 연말까지 회복세를 보이던 중고아파트 시장이 주춤거리고 있다.

■거래뜸한 중고아파트시장=지난해부터 바닥세를 보였던 아파트경기가 회복세를 보였으나 지난 3월쯤부터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매매가 거의 뜸해졌다. 매매가격도 지난연말보다 5%정도 하락했다는 것이다.

수성구 신매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1, 2월보다 매매 거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시세보다 500만~1천만원정도 싼 급매물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달서구 성당동 한 공인중개사무소도 "거래가 상당히 위축된 상태"라며 "거래가 거의 없어 아파트 시세가 형성되지 않을 뿐더러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고 한숨을 지었다.

■전세금은 높은데 매매가는 왜 오르지 않나=통상 전세금이 매매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일정한도를 넘으면 집값은 올랐다. 대구지역 중소평형의 경우 전세금이 매매가의 80% 수준에 이를 정도. 당연히 매매가가 상승해야 하나 최근 양상은 다르다. 전세는 강세인 반면 매매는 약세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주택보급률이 대구의 경우 81.45%를 넘어선데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매입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구매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구입에 따른 취득세 등 제반비용(주택취득가의 5.6~5.8%선)을 아껴 전세로 사는 것이 '재테크'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매매감소 원인과 전망은=전문가들은 중산층의 붕괴, 주택보급률의 상승, 계절적인 비수기, 시중자금의 주식시장 유입 등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여기에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 이후 사업 중단에 따른 신규 입주 물량 부족과 오는 5월중 대구지역에 7천여가구에 이르는 신규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있는 것이 중고 아파트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거래 침체를 일시적 조정국면으로 보고 하반기 중 회복되며 아파트값도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있다. 반면 하향안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역에 따라 신규 분양시장만 다소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배재회 부동산중개업협회 대구지부장은 "경기가 좋을 때의 시세에 연연한다면 집을 팔기 어렵다"며 "매기가 부진할 때는 집 내부를 수리하고 단장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끄는 것도 제때 집을 팔 수 있는 비결의 하나"라고 조언했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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