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동 미취학 국제회의

올해까지 모든 어린이들을 학교에 보내겠다던 10년 전 세계 각국의 약속은 어떻게 됐을까. 180여개국 대표단이 지난 26일 세네갈 다카르에서 시작된 '아동 미취학 문제에 관한 국제회의' 참가, 그 약속의 이행 실적 및 국제적 교육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세계는 1990년 태국에 모여 그같이 약속했었다.

◇현황=비정부 자선기구 '옥스팜 아메리카'는 회의 첫날 각국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인해 현재 어린이 1억2천500만명이 취학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런 어린이의 3분의2가 여자이며, 성인 약 8억8천만명이 문맹이라는 것.

완전취학 약속에도 불구, 10년간 원조국들의 아프리카 기초교육 지원금은 오히려 30억 달러나 감소했다. 반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난 10년간 부채 상환에 들인 돈은 기초교육 지원금의 3배인 120억 달러에 달했다.

또 IMF와 세계은행이 자금지원 조건으로 내세운 긴축재정이 오히려 교육예산 삭감을 초래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경우, 1997∼98년 금융위기와 관련된 IMF의 그같은 정책으로 100만명의 어린이들이 학교를 떠나야 했다. 12개 아프리카 국가들도 같은 상황 때문에 교육예산을 줄였다.

◇문제점=개도국 교육장관은 대부분이 다카르 회의에 참석했다. 그러나 선진국에선 개발관련 각료나 NGO들이 대표로 나섰다. 재정지원에 핵심 열쇠를 쥔 나라들의 관심 부족을 증명한 것.

NGO들은 기초교육을 보증하기 위한 80억 달러 짜리 프로그램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2015년까지 전세계적 무료·의무교육을 실현키 위한 공식기구에 참여시켜 달라고 요구 중이다. 각국의 기초교육 정책을 직접 감시·독려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하지만 세계은행 등에 의해 사회복지 분야 예산 지출에 제한을 받고 있는 개도국은 자금 부족 때문에 여전히 수업료를 학부모에게 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리랑카의 성공 사례=17년째 계속 중인 타밀 반군과의 내전, 낮은 국민소득 등에도 불구하고 교육을 항상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 심지어 반군 장악 지역에서조차 학교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덕분에 국민의 문자 해독률이 무려 92%에 달한 것으로 3년 전 조사에서 나타났다.

대통령·총리가 모두 여성인 국가 특성에서 볼 수 있듯, 남녀 차별의식이 거의 없는 것도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됐다. 무상교육이 도입되자 소녀들도 기꺼이 학교에 보낸 것.

지금은 전통적으로 교육에서 소외돼 온 차 농장 노동자 및 그 자녀들의 교육에 주안점이 두어지고 있을 정도이다.

石珉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