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스크림3

"3부작에선 누구도 안전하지 않아. 주인공이라고 해도 마지막 에피소드에 죽을 수도 있지"

2편에서 피범벅이 돼 죽은 랜디는 3편에서도 나와 공포영화의 전형을 얘기한다. "'스타워즈''대부'처럼 시리즈 3편은 틀림없이 과거로 돌아간다. 모든 기억을 지워라" 유언으로 남겨 놓은 비디오테이프에서 튀어나와 3편의 공포심을 부추긴다.

'스크림 3'의 무대는 할리우드다.

전작의 배경인 우즈보로를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세팅해 놓고, 영화 속 영화 '스텝 3'를 통해 전작 '스크림' 들과 교접을 시도한다.

우즈보로 살인사건을 영화화하는 '스텝 3'의 촬영장에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시나리오대로 등장인물들이 하나 둘 씩 무참히 죽어간다. 세 개의 버전이 있는 '스텝 3'의 시나리오. 세 번째 희생자는 누구일까. 이윽고 팩스가 울리고 새로 쓴 시나리오가 전송돼 오기 시작한다. 범인이 고쳐 쓴 살생부 시나리오다.

3편의 주인공은 시드니(니브 캠벨), 여기자 게일(커트니 콕스), 보안관 듀이(데이빗 아퀘드). 희생자들은 그들의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다.

3편에서도 웨스 크레이븐의 공포 조장 능력은 여전히 현란하다. 쉴새 없이 전작들을 복제하고, 여배우와 얽힌 섹스담을 통해 할리우드의 이면을 비꼬고, 호러영화의 냉소적인 유머를 던져준다.

공포 전문 감독답지 않게 '시리즈 혐오증'을 보이던 웨스 크레이븐이 내리 3편까지 찍어대는 이유는 역시 '스크림'의 현란미에 대한 자기도취인 것처럼 보인다.3편에 이르러서는 완결편이란 강박관념 때문인지 박람회처럼 온갖 살인 장면이 총 동원된다. 살해신의 정교함도 돋보인다. 특히 오프닝신의 코튼 살해 장면은 일품. 전편들의 살인 배후 범인이 누구인지를 두고 관객의 허를 찌르려는 노력도 가상하다.

그러나 지나친 긴장감의 연속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듯하다. 처음부터 쉴새 없이 퍼붓는 살해장면으로 중반부터 관객의 신경줄이 끊어진다. 빈번한 공포 음향도 거슬린다. 오히려 시드니와 범인의 격투기가 돼버린 듯한 느낌.

"확실히 시간만 죽여주는 영화"라는 악평(?) 대로 '스크림'(절규) 없이 '스텝'(찌르기)으로 일관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金重基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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