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할인점 셔틀버스 운행 찬반 논란

대구 8개 할인점 중 E마트가 처음으로 셔틀버스 운행을 결정해 택시 및 버스사업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운행 1주일만에 E마트는 운송업체와 동네 중소슈퍼마켓 상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운행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할인점과 사업자들이 셔틀버스 운행을 놓고 승강이를 벌이는 가운데 셔틀버스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이익을 주는지 논란이 한창이다. 셔틀버스가 고객서비스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업체의 주장과 셔틀버스 운행이 이를 이용하지 않는 다수 고객에게 가격 부담만을 안겨 준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셔틀버스 운행 필요

E마트 성서점은 13대의 셔틀버스 운행 결정의 근거로 고객 불만사항 중 30%가 셔틀버스가 없다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할인점 이용 고객이 주로 생필품을 구매하고 이를 대중교통으로 옮기기가 어렵다고 한다. 여기에다 대중 교통수단이 발달되지 않은 외곽지역은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교통난을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E마트는 "할인점 고객 중 자가용 이용객이 67%, 도보 29%, 버스 2%, 택시 1%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며 "셔틀버스를 운행하면 자가용 이용 고객수가 줄어 고객 유류 소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마트는 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아파트 부녀회가 할인점 셔틀버스 정류장을 단지 입구에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타지역에서 유통업체가 셔틀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대구만 유독 안된다는 것은 고객 편의를 무시하는 태도라는 주장.

E마트 최범용 점장은 "이미 대구에서는 백화점이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 E마트는 유통업계 자율규제에 따라 15대까지 운행가능한 버스를 13대로 줄여 운행하려 한다"며 "고객에게 편리한 운송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서민 가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기본 생각"이라고 말했다.

◆셔틀버스 운행 반대

셔틀버스 운행을 반대하는 쪽은 버스 운행이 언뜻 보기에 고객 서비스라고 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고객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대구 한 백화점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좋은 사례다. 이 백화점은 11대 중 매일 9대의 노선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2대는 본점과 다른 점포를 오간다. 평일 셔틀버스 이용 고객은 1천500명 정도, 세일이나 주말에는 2천500여명이 이용한다. 셔틀버스 이용 고객의 실제 구매율은 70% 정도로 나머지 30%는 시내 볼 일을 위해 오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백화점 전체 구매 고객 중 셔틀버스 이용객은 6%에 불과하다는 게 백화점 측의 분석이다.

이같은 사실을 E마트 성서점에 적용할 경우 전체 매장 이용객 중 셔틀버스 고객은 10%를 넘기기 어렵다. 따라서 매월 대당 400만~450만원이 드는 셔틀버스 유지 비용을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나머지 90% 고객이 물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방문 고객 수가 일시적으로 늘어나 이익이 생기면 다른 고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하겠지만 모든 할인점이 동시에 셔틀버스를 운행하면 이같은 논리는 설득력을 잃는다"며 "대중교통, 중소슈퍼마켓 업주들의 생존권 문제를 논하지 않더라도 셔틀버스가 과연 고객 전체에게 필요한 서비스인지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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