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계개선' 국제무대 선전 효과

북한과 미국이 오는 2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북한 핵동결에 관한 제네바 기본합의문의 이행에 관한 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함에 따라 회담의 장소와 시기 선택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그간의 북·미회담이 주로 독일의 베를린이나 중국 베이징(北京), 미국 뉴욕, 스위스 제네바 등지에서 열렸던 점을 감안할때 24일 로마 북·미회담은 다소 의외라는 지적이다.

우선 장소문제와 관련, 북한은 지난 1월 4일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서 미국과 회담함으로써 대미관계는 물론 서방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국제무대에서 상징적으로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즉 북한은 북-미 회담을 로마에 서 개최함으로써 이탈리아와의 수교 사실을 국제무대에 널리 선전하는 동시에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다른 서방국가 국민들에게 대북이미지를 개선하고 나아가 관계정상화를 촉구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로마에는 20여년간 주재해왔던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대표부가 수교를 계기로 대사관으로 승격, 회담장소가 공개되는 호텔이나 국제회의장보다 보안유지가 용이하고 회담기간 본국의 훈령을 받기도 유리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적 측면에서 회담에 소요되는 비용문제를 대사관을 통해 자체 해결할 수 있고, 로마주재 대사관에 근무하는 10여명 이상의 직원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측면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음은 시기문제. 북·미회담이 진행될 5월 24일은 적어도 올 상반기내 북한과의 고위급 회담에 관한 준비절차를 끝내려는 미 행정부의 입지를 살려줄 수 있고 대북정책에 강경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미 의회를 무마시킬 수 있다는게 외교가의 설명이다.

북한측 입장에서도 24일 미국과의 회담은 22~26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일 수교 10차 본회담과 궤를 맞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는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남한·미·일에 대한 자신의 관계개선 의지를 널리 홍보하는 효과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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