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칸첸중가 원정대 루트개척중 추락 사망

앙 다와 다망(31). 그가 영원히 산에 묻혔다.다와는 히말라야 원정에 나서는 한국 산악인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네팔의 셀파. 한국도 몇번 방문한 경험이 있다. 8차례나 히말라야 8,000m 고봉을 한국원정대와 오르내리며 생사를 같이 했다. 그런 그가 지난달 22일 한국 칸첸중가 원정대(대장 엄홍길)의 사다 셀파(셀파 우두머리)로 루트개척에 나섰다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눈사태를 만나 경사70도의 설사면을 250m쯤 추락, 딸(7세)과 아들(3세)을 남기고 먼길을 떠났다.

약관때부터 셀파생활을 했던 다와는 지난해 동료 3명과 함께 도봉산에서 암벽훈련을 받기도 했고 수년전 포항제철을 둘러보며 경북산악인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또한 다와는 최근까지도 대구산악인들과도 진한 우애를 나누었다.

지난해 12월부터 2개월간 히말라야 사나이 다와가 대구에 머물자 셀파들의 넉넉찮은 형편을 잘 아는 대구산악인들은 누구랄것도 없이 모두 다와 돕기에 나섰다. 한 산악인은 잠자리와 숙식을 제공했고 다른 산악인은 자기 업체에 출퇴근하며 종업원들과 함께 어울리도록 주선하며 대구 근로자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또 산악연맹은 수시로 산악인들의 빙벽타기와 한라산 전지 산악훈련에 다와를 참여시키고, 저녁 때는 뒷골목 막걸리 모임에 초청했다. 한때 길을 잃어 주위 사람들이 '다와 찾기' 소동도 벌였고 대구연맹의 주선으로 국내 유명 유제품업체 상품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국땅 대구에서 다와와 대구 산사람들은 그렇게 정을 들였고, 오는 8월15일 떠날 예정인 에베레스트 대구원정대 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때문에 대구산악인들의 허탈함과 안타까움은 누구보다 더했다. 장병호 대구산악연맹이사는 "된장 맛이 그렇게 좋다던 말이 아직도 귓전을 맴돈다"며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고 허탈해했다.

鄭仁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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