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서방국가에 화해 손짓

지난 1월초 이탈리아와의 국교 정상화 이후 호주와도 외교관계를 복원하는 등 북한의 '전방위 외교'가 한층 활발해지고 있다.

북한은 현재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를 비롯해 아시아, 중동지역 국가들과의 관계개선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대(對) 유럽외교이다.

지난 2, 3월 프랑스와 영국의 외교관리들이 평양을 찾은 데 이어 조만간 벨기에 외무부의 파트릭 반 하우트 아시아국장과 영국 외무부의 피터 카터 동북아시아.태평양 담당 과장이 방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벨기에는 북한측 초청에 따라 지난달 국회대표단을 평양에 파견하는 등 북한과의 접촉을 확대하고 있어 수교에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독일과의 관계개선 조짐도 눈에 띄고 있다.

지난달 쿠바에서 열렸던 77그룹 정상회의에 참석해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쳤던 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같은 달 평양 귀환에 앞서 베를린을 방문해 루트거 폴머 독일외무차관과 양국 간 관계개선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75년 이후 24년여간 중단됐던 북한과 호주와의 외교관계 역시 8일 복원하기로 합의됐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북한과 외교관계가 수립되지 않은 국가 중 한 곳인 필리핀과의 관계정상화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 나라의 도밍고 시아손 외무장관은 양국간 공식 외교관계 수립을 위해 백남순 외무상에게 오는 7월께 필리핀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과 수교가 이뤄질 경우 북한의 아세안지역포럼(ARF) 가입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앞서 백 외무상과 시아손 외무장관은 지난 4월 제13차 비동맹 외무장관 회의가 열린 콜롬비아의 카타르헤나에서 만나 구체적인 수교협상 일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관계 정상화는 비교적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년여간 외교관계를 유지하다 지난 83년 아웅산사건을 계기로 단교했던 미얀마 역시 북한이 잘못을 인정할 경우 관계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전망은 밝은 상태이다.

또한 이달 중 도쿄(東京)에서 예정돼 있는 북한과 일본의 제10차 수교회담도 주목된다.

이 외에도 북한과 쿠웨이트 외무 관계자들이 지난 4월 콤롬비아에서 열린 비동맹외무장관 회담에서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쿠웨이트와의 관계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이스라엘 등 중동지역 국가들과의 수교 가능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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