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완성차업계 인수.제휴 회오리

해외 거대기업 진입, 국내외 기업 합작 생산 등 국내 자동차 업계가 시장 재편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의 위상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는 지금까지 현대, 기아, 대우 등 자동차 3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국내외에서 일고 있는 완성차 업체간의 인수합병, 합작 등에 부품 공급을 원활히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높다.

지역 업체들은 연간 3조4천여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수출하는 물량은 4천200억원 정도인 12.4%에 불과, 내수 전용 부품산업이라는 한계를 보여왔다.

계명대 배석천교수(자동차공학과)는 "세계 자동차 시장이 완성차 5개, 부품업체 10~20개 등 거대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지역 부품회사들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지역 1차 협력업체 100여개 중 생존가능한 기술력을 가진 업체는 4, 5개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외국 완성차 업체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지역 업체들이 부품시장 다변화를 모색하면서 고부가 부품 생산의 전단계로 기업간 합병, 해외 기술 이전 등에 나서는 자구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대구 삼성상용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도 부품 공용화를 위한 업체 선정에 들어갔고 외국 회사로부터 기술이전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지역 부품업체의 대응력은 미약한 실정이다.

삼성상용차 이준석 부장은 "지역 업체의 기술력 낙후를 인정하면서 연관 업체간 공동기술개발에 나서지 않으면 부품 시장 전체가 해외에 종속될 우려가 높다"며 "외국의 다국적 부품회사들이 이미 고품질, 저비용, 저단가 경영을 현실화한 마당에 대구지역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부품업체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지역 업체들은 외국 기업에 비해 자본력, 기술력 모두 뒤떨어져 생존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개별 기업의 힘으로는 지금과 같이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 재편에 즉각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全桂完기자 jkw6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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