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70년대만 해도 경북도민체전은 큰잔치였다. 다채롭게 펼치는 개막식과 참가선수들이 혼신의 힘으로 내달리고 도약하는 기량은 전체도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자기고장 선수들을 응원하는 행렬도 이어졌고 우승하는 순간에는 함성이 곳곳의 운동장을 흔들었다.

육상에 큰 족적을 남긴 엄팔용, 여자 육상의 대들보로 큰 김몽순.이덕선(성주), 씨름의 김기수(김천).강기영(선산).김병철씨 등 기라성 같은 체육인들이 이 터전에서 기량을 익혔고 이를 토대로 전국무대에 진출했다.

오늘(9일)부터 김천시에서 열리는 제38회 경북도민체전은 예전만큼의 관심 수준이 아니어도 역시 큰잔치다. 새천년 첫해의 도민체전이라는 의미와 함께 시승격 50주년을 맞는 김천의 새도약을 다짐한다. 대회구호인 '새로운 김천, 희망찬 경북'은 도전과 미래 개척의 의지를 다짐하는 계기로도 새긴다. 도민들의 힘을 한데 모으는 '성화'는 희망의 밝힘이다.

김천의 도민체전 성화는 포항 호미곶 영원의 불, 경북토함산에서 채화돼 성화로에 불을 지폈다. 경상북도 개도(開道) 100주년인 지난 96년 도민체전 성화는 독도에서 채화, '영광의 경북'을 되새긴 역사도 있다. 매일신문사와 TBC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 독도 성화 봉송에는 구축함 경북호와 해경경비정, 해병대, 해양소년단보트, 어선 50여척이 참여하는 희망의 행렬을 펼쳤었다.

난장판 폐회식장, 판정 불복종이 빌미가 된 난동 등 아픈 과거를 뛰어넘는 도민체전은 분명 화합의 터전이다. 청소년들의 웅지(雄志)를 키워 세계로 내딛는 힘의 원천지로 삼자. 순리와 순응은 크게 뛰는 걸음이다. 언제나 정도(正道)에서 벗어남은 일시적인 승리도취는 있어도 불명예를 안고 사는 아픔의 세월 만큼이나 도전의 퇴보다. 밝고, 높고, 넓은 가슴은 '새로운 김천, 희망찬 경북'이 아닌가.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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