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하는 일 가운데 결혼식 주례를 하는 일이 종종 있다. 왜 결혼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사람마다 다르게 대답한다. 어떤 젊은이는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결혼한다고 대답하기도 하고, 노총각 노처녀 소리 듣는 게 지겨워서 결혼한다는 예비 신랑 신부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혼자 공휴일이나 생일을 맞는 것이 서럽도록 외로워서 결혼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에 보면 남자들은 피곤하기 때문에 결혼을 하고, 여자들은 호기심에서 결혼을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그러나 나는 자유하기 위해서 결혼한다고 생각한다. 고독으로부터의 자유와 방종으로부터의 자유, 그리고 허무로부터 자유하기 위해 사람들은 결혼을 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인가를 사랑하지 않으면 고독하게 되며 고독의 종이 된다. 이 고독의 종으로부터 헤어나려면 결혼을 해야 한다. 또한 한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방종하게 되고, 결국 방종의 노예가 되고 만다. 방종이라는 무서운 폭군으로부터 자유하기 위해서는 결국 한 사람에게 매여야 한다. 그래야 많은 폭군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다.
허무로부터의 자유도 가정을 가짐으로써 생의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가정이 없고 홀로 있게 되면 '왜 내가 일하는지', '왜 사는지'의 의미를 찾을 수 없으며 결국 허무에 빠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자유가 결혼의 목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자유는 한 사람에게 매이고, 가정에 매이고, 진리에 매임으로써 얻는 자유를 말한다.
누구에게도 속박되지 않겠다는 마음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자유의 이념이다. 그러나 자유로운 의지를 가졌다는 말은 속박되지 않을 자유도 있지만, 필요하면 속박될 수 있는 자유도 동시에 가졌다는 뜻이다. 사회생활에서의 자유는 무언가로부터의 자유를 갈망하는 것이지만, 결혼생활에서는 자신의 소중한 자유를 상대방에게 바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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