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대통령이 9일 극적으로 회동한 이후 양김(兩金)간의 관계가 화해의 길로 들어선 것인가.
정가에서는 대체적으로 일단 두 사람이 만났다는 그 자체에 비중을 두면서 반목과 대립을 벗어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김 전대통령이 느꼈던 섭섭한 점에 대해 사과를 했고 김 전대통령도 특유의 개성에 맞게 직설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모두 개진했다.
두 사람은 자주 만나고 필요한 경우에는 서로 전화도 하면서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까지 했으며 모두 회동이 끝난 뒤 만족감을 표했다. 이는 큰 진전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정가 일각에서는 김 전대통령의 마음이 완전 돌아선 것은 아니라는 면에서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이는 상도동 측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박종웅 의원의 말에서도 잘 간파할 수 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대통령이 자주 만나자고 한데 대해 김 전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여러 차례의 화해제스처에 대해서도 그것은 앞으로 하기 나름이라고 답했다" 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화해여부에 대해 "김 대통령의 화해제스처를 거부할 이유는 없지만 화해는 말만 하고 연락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행동과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두 사람간의 회동이 발표된 날 린다 김 사건이 터졌고 그리고 회동이 있던 날 고속철로비사건이 터졌다"면서 여전히 불신을 제기했다. 두 사건은 모두 김 전대통령 재임시절 발생한 것이다.
상도동 측은 두 사람간의 화해여부는 김 대통령이 앞으로 어떻게 김 전대통령을 평가하고 대우해 주느냐에 달려 있지만 일단 김 전대통령에 대한 김 대통령의 화해제스처는 수용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로서 김 전대통령은 김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계속 헤게모니를 가지면서 양김간의 대화채널 확보를 통해 최근 약화된 정치적 입지를 넓히겠다는 복안으로 분석된다. 시중에서 말하는 '신3김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자못 궁금하다.
李憲泰기자 Leeh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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