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철 로비스트 누구일까

검찰이 경부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 의혹에 대한 전면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차량공급업체인 프랑스 알스톰사로부터 100억원대의 커미션을 받은 최만석(59).호기춘(51.여)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잠적한 최씨는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되고 있지만 정확한 정체는 베일에 가려있다.

충북 출신으로 명문 K대 정외과를 나온 그는 70년말 일찌감치 도미(渡美), 미국영주권을 획득했으며 주로 미국에서 주택 리모델링 등 부동산사업과 무역업을 해온 사업가로 국내와 미국을 들락거리며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씨의 국내행적은 정확히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평소 정치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고 정치권과 모종의 연결고리가 있다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실제 그가 4, 5년 전까지 정치판에서 일정기간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잘 드러나지 않은 표면적 신상과는 달리 정치권에 꽤많은 지인을 갖고 상당한 실력을 행사해 왔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씨가 알스톰사측에 정.관계 유력인사들에 대한 친분을 과장해 거액의 커미션을 받아냈을 뿐 실제 거물급 로비스트는 아닐 것이라는 관측도 신빙성있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로비를 맡았던 최씨가 알스톰사와의 연결고리인 호씨를 만나게 된 것은 93년초 역술가 H씨의 소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를 알스톰사측에 소개해준 호씨는 서울 H대 영문과를 중퇴하고 90년 초부터 국내 외국계 회사 지점과 은행 등에 근무하면서 알스톰쪽과 인연을 맺게 됐다.

불어.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호씨는 고속철 차량 입찰에 뛰어든 알스톰쪽과 함께 일을 하게 되면서 관계가 깊어져 차량선정 작업이 끝난 뒤 알스톰사 한국지사장인 C씨와 결혼했으며 최근까지 둘 사이의 금실은 상당히 좋았다고 주변 관계자들의 전했다.

호씨는 검찰에서 로비는 모두 최씨가 담당했다고 진술하고 있고 실제 호씨가 로비스트로서 활동한 것은 아니라는 게 검찰의 잠정적 결론이다.

은행간부인 전 남편과 사이에 아들 둘을 두고 있는 호씨는 로비스트라기 보다는 외국계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직 여성에 가깝지만 서울 종로구 신영동 소재 고급빌라에 거주하는 등 상당액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검찰이 호씨가 최씨로부터 받은 커미션 분배분(35%) 386만달러의 사용처를 추적한 결과 상당부분이 부동산 구입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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