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 성인방송 핑크빛 경쟁

스트리밍 기술의 발달, 가정내 초고속 통신망의 확산으로 사이버 세상에 인터넷 성인방송(극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프라인 세상에서 홀대받던 에로영화가 인터넷의 발달로 제 2 전성기를 맞은 셈이다.인터넷 성인방송물은 인터넷 방송용으로 제작됐거나 비디오용으로 제작됐지만 출시되지 않은 영화들이다.지난 해 10월 인터넷 성인방송국 '엔터채널'이 처음 개국한 이래 '에로파크' '야시시' '케이비알티비' 두루넷의 '에로티카' 등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현재 개국을 준비 중인 곳까지 합친다면 이 달안에 30여곳 이상 개국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그동안 팔짱을 낀 채 지켜보던 세계 최대의 섹스필름 플레이보이사의 한국지사인 플레이보이 코리아사가 활동을 시작, 에로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보고 싶지만 비디오 가게에서 에로 비디오를 끄집어 낼 용기가 없어 아쉬움을 삼키던 사람들에게는 '기술의 승리'를 외치고 싶은 순간이다.

플레이보이 코리아사는 외설영화보다는 예술적 영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 아래 플레이보이 모델들이 총 동원된 '러브 브라인드' '프라이스 오브 디자이너' 등 탄탄한 작품들을 돌격대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플레이보이사가 홍보용으로 띄운 출시 예정작 동영상은 인터넷에 올리자마자 높은 접속 건수를 기록, 네티즌들의 관심을 짐작케했다. 이 같은 성인 사이트의 증가는 처음 문을 연 '엔터채널'의 성공에 힘입은 바 크다. '옷벗는 MC가 진행하는 생방송'을 표방한 이 사이트는 개국하자마자 회원 1만명을 확보했다. 성인 네티즌의 이 같은 즉각 반응에 놀란 인터넷 사업자들이 너나없이 뛰어 든 것이다. 주간지 '사건 25시'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성인방송 '케이비알티비'는 풋풋함을 강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여대생 IJ(인터넷 자키)를 등장 시킨 것도 특징. 진행자가 학생인 만큼 야한 내용보다 시청자와 채팅으로 대화하는 일반토크쇼의 성격이 짙다. 팬사이트에는 IJ에게 반한 남성 네티즌들의 사랑 고백이 쇄도한다.'야시시'는 에로 영화 뿐만 아니라 일반 영화 뉴스도 함께 제공하는 사이트로 다양한 장르의 영화계 소식을 웹진 형태로 제공한다.

인터넷 성인 영화 방송의 증가는 성인 영화 전용관이 없고 불법 음란물이 난무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어느정도 순기능적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회 시청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어서 작품성 등 경쟁력을 갖춘 에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덤으로 편당 500원에서 1천원인 시청료는 비디오 에로영화보다 저렴하다.

성인용 인터넷 방송(극장)에도 문제는 있다. 성의 상품화, 청소년들에게 노출이라는 점을 빼더라도 트랙픽이 몰리는 시간에는 영화가 자주 끊어진다거나 회비 납부한 후에도 서비스가 되지않는 등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은 실정이다. 현재 뚜렷한 법적 규제장치가 없는 성인용 인터넷 방송이 미풍양속을 해치는 음란물로 전락할 것인지 또 하나의 건전한 문화로 자리잡을지는 네티즌들의 손에 달렸다.

曺斗鎭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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