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병.의원 고가특수장비 경쟁적 도입

의약분업을 앞두고 지역 병.의원에 고가의 특수의료장비 도입 붐이 일고 있다. 과거 일부 대학병원에서만 사용하던 라식수술기, 체외충격파쇄석기, 자기공명전산화단층촬영기 등 수억원하는 의료장비들을 중소 병원뿐 아니라 동네 의원에서도 도입하고 있다. 최신 기기가 필요한 환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의약분업 등으로 약판매 수익이 없어진 병.의원들이 생존 전략 차원에서 기기를 도입하고 있어 과잉의료설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당 가격이 5~6억원이지만 한 차례 수술비가 300여만원이나 되는 근시교정 라식 수술기. 최근 대학병원과 동네 안과 병.의원이 경쟁적으로 도입해 대구시내에만 11대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안과 전문의들은 "라식 수술이 높은 수입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이들 병.의원외에도 4~6개 안과에서 라식수술기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며 "인구를 감안한 라식수술기 보유대수는 세계 1, 2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결석을 수술하지 않고 깨트려 주는 체외충격파쇄석기도 사정은 마찬가지. 인구 100만명당 2대면 충분하지만 대구시내에만 무려 11대나 들어왔다. 대당 가격이 2억~5억원이나 하지만 1회 치료에 80여만원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어 종합병원과 준종합병원은 물론 최근들어서는 동네 비뇨기과에서도 이 기계를 들려 놓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고가 의료장비의 경쟁적 도입이 외화 낭비는 물론 환자부담 가중, 과잉진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역 한 개원의는 "일반 진료 수가가 너무 낮아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고가의 장비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학병원이 문호를 개방해 개원의들도 첨단장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李鍾均기자 healthcare@imaeil.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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