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경찰 등 수사기관의 불법 감청사실이 감사원 감사에 의해 밝혀져 충격과 함께 그 파장이 우려된다. 그러나 이번 감사원의 감사도 국가 기밀보호라는 명분에 밀려 국가 정보원은 아예 손도 대지 못했다는 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뿐 아니라 더욱 안타까운 건 과연 누구의 어떤 내용을 감청했느냐가 사실상 이번 감사의 관건이었는데 이게 아이러니컬하게도 수사기관에서 통신비밀보호를 내세우는 바람에 전혀 밝혀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감사에서의 드러난 이같은 근원적 문제점은 앞으로 개원될 16대 국회에서 반드시 관련 법개정을 통해 그 투명성을 확보해야 함을 우선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이번 감사에선 그동안 도·감청(盜·監廳)논란으로 수사기관들이 그렇게 부인했던 불법 감청사실이 비록 33건에 불과하지만 드러났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할 수 있다.
경찰관이 아예 감청신청인가 서류도 없이 전화국의 상황실장의 양해아래 불법 감청을 하질않나, 조회대상도 아닌 엉뚱한 사람의 전화를 그것도 수십건씩을 마구잡이로 들었다니 '수사'라는 명분아래선 '인권'이 아예 내 팽개쳤다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 이 들 정도였다. 더욱 기가 찬 건 휴대폰전화나 무선호출기의 음성사서함 비밀번호가 무려 4천여개나 아예 수사기관으로 넘겨져 '개인의 사생활'이 완전히 공개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보통신부의 지침에 의해 통신회사들이 수사기관에 넘겼다는게 그 근거인데 이런 위헌적인 요소가 어떻게 해서 지금까지 통용되고 있었는지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고도 우리가 인권국가라고 할수 있는지 정말 의심스럽다. 이도 황급하게 고쳐져야 할 사안이다.이런 사실을 국민들은 물론 외국인들이 안다면 정말 우리나라는 전화도 맘놓고 못하는 국가라는 수모를 감수해야 할 우리의 치부가 아닐수 없다. 문제는 법정기한을 초과해 신청한 경찰의 감청서류가 검찰을 통해 법원에 의해 그대로 발부됐다는 사실이 이번에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건 불법감청을 감시해야할 견제장치가 아예 없는것이나 다름없는 국가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정부는 도대체 이런 국민의 기본인권이 마구 유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무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다. 국회에서 법개정을 통해 이런 반인권 요소를 없애야겠지만 그 법을 지키는 수사기관 요원들의 대오각성이 없으면 헛일이라는게 이번 감사가 담긴 교훈임을 깊이 새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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