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막지한 권투 글러브와 각목들. 권투 글러브와 각목들이 꽃의 구조와 기능을 모방, 그대로 '꽃꽂이'가 된 작품, 제목은 '스포츠식 꽃꽂이'.
작가 정서영씨는 일상적 소재들을 낯설게 만들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장판지, 카펫, 스티로폼, 나무 등 일상의 사물들에 대해 다양한 의미의 중첩을 일으키면서 이로 인해 파생되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관심을 우스꽝스럽게 나타내고 있다. 아트선재미술관(0561-745-7075)은 정씨의 작업에 주목, 20일부터 8월13일까지 전시회를 마련한다.
같은 전시공간에서 열리는 '안성희 개인전'(20~7월2일)은 상상속 아름다움, 상상 체험을 찾으려는 실험적 형태의 전시회이다. 200여평의 전시장 벽 전체의 하단에 풀밭을 상징하는 그림을 아크릴 물감으로 그리고 그 이외의 공간은 비워둔다. 작가의 의도는 관람객들이 풀 그림을 보면서 '나는 풀밭에 있다'는 주문에 걸려들어 어린 시절 소풍가서 뛰놀던 풀밭, 잡초가 무성하던 동네 언덕 등 '상상 체험'을 유도하는 것.
이는 회화의 공간확장이 어디까지 가능한가를 묻고 있다. 벽에서 삼차원의 공간, 나아가 사람들의 인식 내부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전시장의 물리적 공간은 작품을 늘어놓는 공간이 아니라 '상상속으로의 출구'가 되어 살아 움직이는 장소가 되는 것이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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