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선생님께 받은 선물

"지구는 아름답고 푸른 별이다"라고 어느 우주비행사가 말한 것처럼 넓고 넓은 우주 속에 둥실 떠있는 우리의 지구는 참으로 아름답다. 신비스러울 정도로 친밀한 모습을 하고 있다. 지구는 정신이 아득할 만큼 광활한 은하계의 한 귀퉁이에 있는 태양계,그 가운데서도 아주 작은 행성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조그마한 지구를 아름답게 하는 것은 태양계 중에서도 단 하나,생물들이 살 수 있는 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지구를 우주에 떠있는 오아시스이게 하는 것은 공기와 물의 만남이 아닐까? 또한 한갓 미물인 나를 살아있게 하는 것도 이 만남이다. 새벽이나 아침녘 잠에서 깨어날 때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곤 한다. 이렇게 또 하루 눈뜨게 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리고 향기로운 만남을 기원한다.

신은 내게 참으로 많은 값진 만남을 허락해 주셨다. 특히 훌륭하신 스승과의 만남을··. 초등학교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나의 모난 부분을 깎아주고 움푹 팬 부분을 채워주면서 이렇게나마 살 수 있게 해주신 것도 그분들과의 만남이다.

며칠 전만 해도 그랬다. 옛스승으로부터 귀한 선물을 받았다. 계신 근처를 지나치다 인사를 드렸는데 잠깐 기다리라고 하셨다. 한참 후 커다란 박스를 안고 오신 선생님은 그것을 내 차에 실어주시는 것이었다.

"내가 니한테 줄 기 아무 것도 없다. 그런데 이거 하나쯤은 필요할 것 같더라"국어연구 100여 년의 성과를 집약하여 국립 국어연구원에서 편찬한 '표준국어대사전'이었다. 차에서 내려 안고 돌아올 때 그 무게가 나를 놀라게 했고,갈피갈피마다 수록된 내용들은 지금도 내 눈을 놀라게 한다.

글을 쓰는 분이시기에 제자가 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때마다 이것을 가까이 두고 바른 생각을 이끌어 나가라는 무언의 선물일 것이다. 내가 숨쉬며 살아가듯 만나고 헤어지는 그 순간마다 자양분이 되라는 말씀일 것이다.

이렇듯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끌어 주는 많은 분들이 계신다. 정말 오늘은,'나의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곽홍란(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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