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양 석보면 곰취농장 유동균대표

"벙이곡에서 특용작물과 고랭지 채소 등을 재배한지 30여년이 흘렀습니다. 고생에 비해 결과는 아직 변변찮아요. 그러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상품 가치가 있을 겁니다"

강원도 지역의 잦은 간첩 침투로 산간오지 독농가들의 불안함이 계속되면서 정부가 인근지역 산을 개간토록 해 집단 이주시켰던 30여년전 당시 영양군 석보면 삼의리 맹동산(명동산) 속칭 벙이곡에 발을 들여 지금껏 산을 일구며 살아오고 있는 곰취농장 유동균(61)대표.

'3년만 살아보자'며 4천500평을 개간해 시작한 화전민 생활이 30년이 지나고, 땅도 10여만평으로 늘어나 이젠 연간 1억여원의 고소득을 올리는 어엿한 대농장주다지난 69년 정부의 화전민 이주 정책에 따라 이 곳에 들어온 그를 비롯, 40여 가구는 맹동산에도 대개간사업 허가가 남에 따라 20여만평을 개간, 가구당 4천500평을 분할받았다.

괭이와 삽으로 나무 뿌리를 파내고 돌을 골라 내는 험한 세월이 1년여가 지나서야 겨우 밭 형상이 됐다.

새벽부터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면서 농로와 3km의 진입 임도를 닦는 일도 이들 화전민들 몫.

이어 약초 재배에 본격 나섰지만 판로가 확보되지 않은데다 불편한 교통여건 등으로 해가 지나면서 정착하지 못하는 가구가 점차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금은 유 대표와 인근에서 천마농장을 경영하는 유성길(71)씨 등 단 2가구만이 이곳 개간지를 지키게 됐다.

유 대표는 떠나는 이들의 땅을 조금씩 사들이면서 지금의 거대 농장을 일궈 나간다. 그도 어렵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 대표는 늘어나는 땅 만큼이나 일품도 늘어갈 즈음인 70년대 중반부터 고냉지에 적합한 작물재배에 몰두해 온갖 산나물을 대상으로 연구를 거듭,'곰취나물'에 승부를 건다.

해발 800여m의 고산지대에다 동해안과 인접해 낮과 밤사이에 해·육풍이 교차하면서 일교차가 큰 지역 여건을 감안, 무공해 청정 농산물인 곰취 생산에 눈길을 돌린 것.

특히 낮은 기온으로 병해충이 살지 못해 농약 남용이 심각한 일반 농산물과는 차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또 수년동안의 임상실험을 통해 곰취나물이 항암 및 당뇨병과 소화 기능에 탁월한 효능이 있고 향이 독특한 것도 입증했다.

지금 이 곳 농장중 3만평에서 재배되고 있는 곰취나물의 연간 생산량은 20여t. 대구와 서울 등 대도시 지역에 2kg들이 한 상자에 1만원에 팔리고 있어 그는 연간 1억여원의 수입을 기록하고 있다."곰취나물에 대한 홍보가 아직 미흡해 생산을 확대하지는 않고 있지만 곰취나물을 활용한 식품가공업으로 조금씩 진출할 계획입니다"

5년전부터'곰취 김치'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그는 지난해부터 이곳에다 새로운 작목을 통해 부농을 꿈꾸고 있다.

군의 지원을 받아 이곳에다 대관령을 능가하는'씨감자 채종포 단지'를 조성,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부상시키는 것은 물론 북부지역 감자 생산 농가들에게 우량종서를 보급한다는 포부다.

자신을 비롯 4농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씨감자단지는 지난해 5.9ha로 시작, 100여t을 생산했으며 올해는 10ha로까지 늘린다는 것.

"사람은 자연을 거스르지 못하는 법이지요. 무분별한 농약사용으로 지구가 오염되는 현실에서 무공해 농법은 자연과 사람이 하나로 어울어 지게 만들 겁니다"-영양·嚴在珍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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