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한국시리즈 3차전때의 아픔을 오늘로 씻었다"
프로야구 19년만에 10번째 노히트 노런의 대기록을 세운 송진우는 대뜸 91년 기억을 되살렸다.
당시 3년차의 싱싱한 어깨를 자랑하던 좌완 송진우는 페넌트레이스에서 11승을 올려 팀을 한국시리즈로 끌어올렸다.
그날 송진우는 특유의 빠르고 송곳같은 직구를 앞세워 당시 최강이던 해태 타자들을 요리, 8회 2사까지 단 한명의 주자도 1루에 내보지 않는 퍼펙트 게임을 연출하고 있었다.
타자들이 먼저 1점을 내줘 앞으로 4명의 타자만 잡으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퍼펙트 게임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맞은 것이다.
그것도 대망의 무대 한국시리즈에서.
그것으로 노히트 노런도 끝이었다. 야속하게도 해태 타자들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2사 1,2루에서 장채근의 2루타와 윤재호의 3루타가 터지면서 경기는 순식간에 1대3으로 뒤집어졌고 송진우는 패전 투수가 됐다.
9년의 세월이 흘러 노장의 명패를 달고 노히트 노런의 대기록을 만들어내며 그날의 아픔을 되새기는 송진우는 길고 어두웠던 지난 겨울은 애써 언급을 피했다.
자유계약선수 첫 수혜자로 3년간 최고 7억원의 고액 연봉을 보장받았지만 프로야구선수협의회 회장을 맡아 '가시밭길'을 스스로 택했고 전지훈련조차 받지 못한아픔은 이날 대기록의 주인공으로도 좀체 씻어내기 어려운 모습.
11년간 121승96패88세이브라는 정상급 투수의 길을 걸어오면서 한때는 '한물 갔다'는 평가도 받았고 '고액연봉을 받는 고참선수가 철부지 짓을 한다'는 눈총도 따가왔지만 팀을 위해 아직도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는 사실을 새삼 각인시킨 기쁨 뿐이었다.
18일 광주구장에서 '송골매'가 보인 비상(飛翔)은 아름답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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