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인기 음악 심야시간에 방영

시청률이 생명이라는 공중파 방송. 이 곳에서 쏴보내는 음악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항상 10대였다. 10대가 좋아하고 흥미를 갖는 것이라면 너도 나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황금시간대로 밀어넣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추세에 '반란'을 일으키는 몇몇 프로그램이 새로 생겨나거나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TV에서 저만치 밀려난 30·40대와 재즈·국악 등 '비인기(?) 음악' 애호가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일보전진시키고 있는 것.

KBS는 이 달 초 봄철 개편을 통해 새 음악프로그램 '낭만에 대하여(매주 금요일 밤 12시20분)'를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30·40대 중년 음악팬들을 위한 뮤직 라이브쇼. 70·80년대 국내·외에서 애창됐던 '명곡'을 라이브 또는 뮤직비디오로 감상한다. 사회는 가수 전영록씨.

지난 5일 방송됐던 첫 회에서는 김세환, 송창식, 강은철, 서유석, 남궁옥분 등 '왕년에 한칼했던(?)' 가수들이 나와 어느덧 구세대로 밀려나버린 30·40대의 향수를 달래줬다. 2회(12일)에서는 둘다섯과 소리새 등이 나와 '긴머리 소녀' '밤배' '그대, 그리고 나'등을 불렀고 오는 19일 방송될 3회에서는 노래하는 시인 '해바라기'와 '바람 바람 바람'의 김범룡이 출연할 예정.

MBC가 매주 수요일 밤 12시30분부터 방송하고 있는 '수요예술무대'도 '편안한 대중음악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벌써 7년째 방송되고 있고 이미 지난 해 300회를 훌쩍 넘겼다.

진행은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가수 이현우. 클래식과 재즈가 어우러진 음악이 한밤의 정적을 가른다. 시청자들은 "한밤에 나혼자 흥얼거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즐거워한다.

화요일 밤 12시30분 MBC를 통해 전파를 타는 '퓨전콘서트 가락'은 국악과 양악의 접목을 통해 우리가락을 새롭게 해석한다. 국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풍토에서 신선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탤런트 이태란이 맡고 있는 진행이 다소 서투르다는 지적이 많아 흠으로 남기도 한다.

우리사회대중문화 의 주인공으로 성장해버린 10대를 극복한 프로그램은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방송시간대가 왜 한 밤중이냐"는 비난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崔敬喆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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