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국회는 흥청망청

국회는 입법활동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다. 사회생활의 지표(指標)를 규범하고 도덕과 정의를 가늠하는 잣대인 법을 제정하는 마음은 보통사람과 다른 극기(克己)를 요구하고 있다. 또 지고지선(至高至善)을 추구하는 자세의 유지도 국회의원들이 가져야하는 덕목으로 친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법적근거도 없이 전직 의원들에게 연금성의 돈을 1년에 30억원씩 변칙지급하고 다른 기관의 10배에 이르는 예비금을 판공비 명목으로 사용한 것은 예산낭비차원을 넘어선 부도덕한 집단의 반윤리적 행위로 비난을 받을까 두렵다. 참여연대가 밝힌 내용은 국회가 65세 이상 전의원 518명에게 매달 50만원씩 지원해왔다고 한다. 액수는 99년 31억800만원, 2000년에는 33억원으로 불어나 혈세낭비라는 지적도 받는다.

국회의원들의 탈법성행위는 곳곳에서 불거져 동네북처럼 사방에서 욕을 먹어도 싸다는 생각도 든다. 의원임기는 4년(48개월) 인데도 수당은 49개월분을 받는 것도 그렇고 국정감사때마다 국회예산에서 여비와 식비를 지급 받으면서 피감사기관으로부터도 식사대접을 받아 온 것은 '정말 좋은 자리가 국회의원'이라는 소리를 듣게도 됐다.

좋은 자리 만들기는 여야가 모두 합심인 모양이다. 지난해 12월, 2000년의 국회의원 세비를 연간 기준으로 1천만원을 올린 과정서 한마디 반대 소리없이 의결한 것은 제밥그릇 챙기기는 여.야가 서로 손발이 척척 맞는 공조다. 비상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예비금도 99년 경우 60억원으로 타기관을 압도해 '흥청망청 국회'가 단연 돋보인다.

마음만 먹으면 국민들의 고통과 관계없이 세비도 올릴 수 있고 변칙으로 선심도 가능한 국회, 우리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하는 일도 별로 없으면서 위세만 부리는 집단으로 비치면 곤란하다. 시거든 떫지는 말아야 하는데….

최종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