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서는 역사를 읽을줄 아는 혜안과 전문성, 현실감각과 애국심 등등을 꼽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우선해서 민주시대 정치지도자가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덕목은 백성 두려운줄 알고, 한푼 거짓도 없이 국민앞에 진실된 약속을 하고 성실하게 이를 이행하는 그런 '정직한 마음'이 아닐까 한다. 아무리 역사를 보는 혜안이 있고 전문성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백성앞에 겸허할 줄도 정직할 줄도 모른다면 한 순간은 모를까 영원하게 살아남을 수 없는 게 역사의 흐름이다.
그가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거짓된 언행으로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리다 보면 어느새 백성들은 등 돌리고 떠나는 게 세상 이치다. 반면 그가 정직한 지도자라면 좀 후진 구석이 있더라도 그의 사심없고 진실된 지도력을 믿는 온 백성들이 서슴없이 따른다.
◈어두컴컴한 정치세계
그래서 믿음의 정치, 화합의 정치가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에 지도자의 정직성이야말로 정치인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에겐 이게 없는것만 같다. 50여년의 짧지 않은 헌정(憲政)기간 동안 강력한 통치와 지배는 있었을지언정 백성을 하늘같이 여기는 겸허하고 정직한 다스림은 기억나지 않는다.
주요 선진국들이 정직성을 바탕으로 국가 경제를 다지고 국리민복을 꾀할 때 우리는 권력욕에 눈이 먼 지도계층이 부정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긁어 모으고 법과 제도를 유린한게 고작이었으니 이러고서야 정치가 국민 신뢰를 받을리가 없었다.사회 각 분야가 눈부시게 발전하는동안 정치만은 60년대 수준을 맴돌며 걸핏하면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돼 급기야 시민단체의 지탄의 대상으로까지 내몰린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정치의 낙후성 때문이아닐까 싶다.
이런 와중에 빚어진 이한동 총리서리의 변신은 참으로 못말리는 우리 정치의 어두운 면을 고스란히 다시한번 드러낸 것이라 할만하다.
총선 때 그토록 DJ와 민주당을 매도하며 극언을 서슴잖던 사람이 불과 한달 남짓만에 총리직 제의를 받기 무섭게 뛰어가는 모습에서 우리 시대 공직자들의 천박한 권력욕을 확인하는 것 같아 딱하기만 하다. 불출마와 정계은퇴 선언을 하고도 대선후보로 버젓이 출마, 당선되자 "약속을 못 지켰을뿐 거짓말한건 아니다"라고 강변하는 달변(?)의 DJ와 권력을 위해서는 국민과의 약속쯤은 버려도 좋다는 식으로 처신하는 이 총리서리의 만남은 왠지 위태로운 느낌이다.
우리같이 소박한 사람들의 눈에는 인재를 임용함에 있어서 지나치게 정략(政略)과 기(技)에 치우친 DJ의 인사 스타일이 어쩐지 미덥지 않다.
인사에는 지켜야할 원칙이 있고 예(禮)가 있기 마련인데 DJ 인사에서는 그것이 간과되는 수가 허다한 것만 같아 불안한 것이다.
어쨌든 나라가 잘되려면 지도자가 남을 위해 봉사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정신에 투철해야 한다.
◈노블리스 에고이즘
그런데 우리 지도자들은 불행하게도 지난 50년동안 부정직하고 이기적인 처신으로 이 땅에 군림하며 제 몫 챙기기에 급급했고 그 결과 '영광은 내가 누리고 책임은 남의 탓으로 돌리는'아주 비겁한 공직자를 양산하는 꼴이 돼 버렸다.
IMF이후 지금까지 102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고도 모자라 30조원을 또 밀어넣어야 할 판인데도 누구하나 "내 탓"이라 책임질 이 조차 없는 지금의 세태가 바로 이러한 정치 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는게 아닐까.
민주시대의 지도자는 봉사하는 정치, 책임질줄 아는 정치의 '확실한'실천자여야 한다. 내 자식만은 군대 안보내려 애쓰고, 정치자금 챙기기에는 혈안이 되면서도 입만 떼면 나라 걱정하는 그런 부도덕 하고 거짓된 모습이어서는 스스로를 망치고 나라 또한 거덜낸다는 것을 깨달아야 된다. 화합의 정치, 상생(相生)의 정치는 백성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정치, 투명한 정치에서 시작되는 것임을 부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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