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료사고 잦아 불안

대구시내 종합병원들이 비정규직 간호사를 대거 채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들의 업무 미숙에 따른 의료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다수 종합병원들이 IMF이후 인건비 절감, 노조무력화 등을 노려 업무 숙련도가 낮은 비정규직의 계약형태 채용을 선호하면서, 이들에 대한 체계적 교육훈련을 제대로 않고 환자처방 등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란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25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경북대병원 비정규직 간호사가 3명의 항암치료 환자에게 의사처방에 대한 확인절차없이 처치주사를 한 바람에 이중 2명이 극심한 가슴통증을 호소했고 1명은 심장마비를 일으켜 응급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건졌다.

당시 이 환자들은 항암치료제를 처치받아야 하는데도 비정규직 간호사가 심폐소생술에 쓰이는 '에티네프린'을 투약해 발생한 것으로 병원측은 확인했다.

또 지난달 같은 병원 내과병동에서 비정규직 간호사가 수술환자에게 수술전 근육주사를 놓아야하는데도 정맥주사를 잘못 투약, 환자가 의식을 제대로 찾지못해 수술이 늦어졌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이 병원에서 당직의사가 의사처방을 잘못 확인한 비정규직 간호사로부터 다른 종류의 항암제를 받아 환자에게 투약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간호사가 수술환자에게 뽑은 피를 다른 환자 이름표에 붙이는 바람에 엉뚱한 혈액을 수혈한 환자가 수술도중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지난해 7월 현재 비정규직 직원이 262명이었으나 올 5월 현재는 400여명으로 크게 늘었으며, 이 가운데 간호사와 진료보조자만 105명이고, 중환자실에 투입되는 간호사 3명중 2명도 비정규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의료산업노조에 따르면 영남대병원은 전체 1천300여명 직원 가운데 비정규직이 220여명, 동산의료원은 정규직 1천100명 비정규직 250여명, 동국대의료원(경주.포항)은 정규직 900여명 비정규직 50여명 등이다.

노조는 정규직 간호사의 경우 대다수 2~3개월간의 교육과 훈련을 거친 뒤 병동에 근무하고 있으나 비정규직은 별다른 교육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진료보조 업무에 투입, 항상 의료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대다수 종합병원이 비정규직을 마구 충원한 뒤 정규직의 업무를 그대로 수행시키고 있어 의료사고가 빈번하다"며 "비정규직의 수급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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