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도 할수 있어요 장애인들 춤무대

"춤은 얼굴이 작고 예쁘며 다리가 길고 발목이 튀어나온 '난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란걸 보여줄겁니다"

몸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춤을 춘다. 마구잡이로 흔드는 몸짓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한 '공연'을 한다.

정신지체 장애인 10명이 비장애인 12명과 뒤섞여 춤을 선보인다. 장애인과 함께 하는 토탈 퍼포먼스 '저별은 나의별'. 오는 31일 오후 7시, 대구시민회관 대강당.공연제목에 새겨져있는 '별'이 풍기는 분위기처럼 이번 공연의 주제는 '희망'이다.

별이 총총 떠있는 하늘, 장애인들이 나와 그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자신들이 겪고 있는 아픔을 한탄한다. 하지만 몸짓을 하면서 그들은 칠흑같은 밤일수록 더욱 밝아지는 짐승의 눈동자처럼 자신들 속에 도사리고 있는 '어떤 힘'을 자각하게 된다.

마지막 장면은 귀를 먹은 베토벤이 전세계인들을 감동시킨 위대한 음악가가 된 이야기. 장애인들에게 운명처럼 따라 다니는 주제, '우리도 할 수 있다'를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

공연을 기획하고 연습을 시킨 사람들은 그동안 애를 많이 먹었다. 가르쳐주면 잊어버리고 또 가르쳐주면 다시 제자리. 불과 십여분의 동작을 가르치기 위해 5개월을 보냈다.

사실, 이번 무대를 준비한 사람들은 공연 당일 걱정에 잠을 못이룬다. 조명이 바뀌는 등 조금만 환경이 변해도 장애인들은 동작을 멈춰버린다. 막상 본무대에 서면 또 '동작그만'을 해버리지 않을까 무대 뒤의 사람들은 애가 탄다.

'대구시민문화연구소' 정순영소장은 "무용을 통해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또다른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많은 비장애인들이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격려를 해준다면 이들이 일어서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대구여성문화회관과 대구시민문화연구소가 마련했으며, 동부여성문화회관 소속 여성오케스트라와 롤러스케이트팀 등도 출연할 예정. 공연문의 053)426-4903.

-崔敬喆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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