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한 '기업양심'도 팔았나

지난 27일 새한그룹 채권은행단이 (주)새한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부결함에 따라 경산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유통단지 조성 등 약 2조원 규모의 지역개발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 위기에 몰렸다.

경산시민들은 경기부양, 시너지효과 등 그동안 믿어왔던 지역개발 기대감이 하루아침에 수포로 돌아갈 처지에 놓이자 '시가 사업을 허가해 주는 과정에서 새한을 너무 믿고 끌려 다닌 결과'라며 특혜 시비까지 낳고 있다.

특히 새한이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자 겉으로는 경산지역에 대규모 유통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경산공장 매각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각종 사업이 '땅값을 부풀리기'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새한이 경산시 중산동 경산공장 일대 24만평 부지에 벌이고 있는 대규모 유통단지 사업(1조9천600억원)에 대해 경산시가 지난1월 일반공업지역, 자연녹지지역으로 묶였던 24만3천평의 땅을 일반상업지역, 준주거지역 등으로 전격 용도변경을 해줬다.

공업용지와 자연녹지가 상업지역 등으로 갑자기 뒤바뀌면서 이곳 일대 땅값이 평당 80만~100만원 하던것이 130만~140만원선으로 뛰었다. 일부에서는 '특정업체의 땅값을 올려주기 위한 용도변경이 아니냐'며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새한은 외환위기와 섬유경기 불황으로 자금난에 몰리자 지난해 유통단지가 들어설 경산공장 부지 24만평(감정가 2천800억원)을 매각하려 했으나 덩치가 너무 커 매각을 성사(1만평만 매각)시키지 못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유통단지 조성사업 허가 조건으로 추진한 새한 중·고등학교 설립사업(300억원)도 현재 전체공정률이 30%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새한학교로 보내기 위해 타지로의 전학도 포기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당초 새한은 중학교는 올해 3월, 고등학교는 2001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사업에 착수했지만 현상태로는 내년도 개교가 불투명하고 전면 사업중단까지 우려되고 있다한편 채권단은 (주)새한에 대한 워크아웃 재수용 여부를 결정키로 한 기간(10일)까지만 각종 채무를 유예해 주기로 결의, 다시 부결이 확정될 경우 법정관리나 파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경산·金成祐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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