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밀리오레 '3차 교통영향평가' 안팎

'계획된 시나리오인가, 불가피한 선택인가'

특혜성 용도변경 시비를 불러온 옛 국세청 대우호텔 부지 인수를 놓고 밀리오레가 마지막 수를 띄웠다.

대구시 교통영향평가 심의위원회는 지난 18일 대우호텔 용도변경 관련 2차 심의를 열고 당초 1천500평이었던 판매시설을 8천여평으로 늘리는 밀리오레측의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였다. 다만 1층 판매시설 150여평을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용적률과 건폐율을 대우호텔 허가 당시의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제시했다. 이런 내용은 지난 4월 대구시가 '교통영향평가 심의위원 요구'라는 형식으로 비밀리에 작성한 밀리오레 입점 관련 동향 보고서 내용과도 거의 일치하는 것.

밀리오레는 자신의 요구가 대다수 수용된 교통영향평가 심의 결과에 분명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 밀리오레는 대구시에 2차 심의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일부 언론을 통해 대우호텔 부지 인수를 포기한 것처럼 밝혔다.

특혜성 용도변경과 밀실 행정이라는 본질이 '밀리오레 입점 여부'의 문제로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대구시도 2차 교통영향평가를 끝내며 '밀리오레의 결정만이 남았다'는 식으로 한걸음 물러섰다. 이런 속에서도 밀리오레 관계자들은 대구시와 접촉을 계속했다.

밀리오레의 '바람잡기'에 이은 대구시의 '뒷짐'은 2주가 채 되기도 전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27일 밀리오레는 2차 교통영향평가에 대한 평가 보완서를 제출했고 대구시는 30일에 긴급 교통영향평가심의를 연다고 밝혔다. 2차 교통영향평가심의에서 위원들이 '더 이상 수정안은 없고 이 내용을 밀리오레가 수용하지 않는 것은 사업 포기'라고 밝힌 것과도 대조적이다.

곳곳에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대구시 밀실 행정의 한계라는 지적이다.

'밀리오레 입점 관련 사전 시나리오를 누가 만들었고 어떤 교통영향평가 위원이 관여했는가' '밀리오레와 대구시의 직접적인 연결 고리는 누구인가' '밀리오레는 대구에서 입점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어떻게 펼쳤는가' '전례없는 3차 심의가 왜 이렇게 갑자기 열릴까'

이런 의문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하나 풀릴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나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들이 지금이라도 밀리오레 관련 사실을 공개하고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崔正岩기자 jeongam@imaeil.com

全桂完기자 jk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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