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향기나는 사람들-부모같은 수위아저씨

강원도 태백에서 대구로 유학 온 학생이다.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집이 멀어서 주말에도 집에 가지 못하고 기숙사를 지키곤 한다. 그럴때면 집이 그립고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러나 얼마전 기숙사 수위아저씨로부터 부모님과 같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칠전 저녁, 잠시 볼일이 있어 외출을 하고 돌아와 방문을 여는데 열쇠는 돌아가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평소 문제가 있었지만 귀찮은 마음에 방치해 둔 방문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한참을 발버둥치다 수위아저씨께 사정을 말씀드리자, 아저씨는 손수 올라와서 방문을 보셨다. 힘껏 밀어 힘으로 겨우 문을 열었지만 문은 다시 열수도 닫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

아저씨는 난처해 하시며, 자신은 방문을 고칠줄 모른다며 오늘 밤은 그냥 문을 열어두고 자고 내일 사람을 불러 고치자고 했다.

그리고 한 30분이 지난 후 아저씨가 가쁜 숨을 쉬며 다시왔다. 아저씨는 늦은 저녁에 손수 사람을 불러 새 문고리를 사가지고 온 것이었다. 이제 고쳐 준다며 즐거워 하시는 모습, 고친 문을 몇번이고 다시 점검해 보시고 흡족해 하는 모습은 꼭 아버지를 보는 느낌이었다.

기숙사 생활이 2년째지만 왠지 수위아저씨가 엄해 보여서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그 일이 있은 후 수위아저씨를 멀리서만 봐도 절로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항상 도움을 주고 계신 기숙사 수위 아저씨께 감사드린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