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느낌이 좋지 않다

대구도심 최대 번화가 테마거리, 국채보상로의 심장부인 구 국세청자리의 대형쇼핑몰 입점문제는 밀리오레측이 지난 19일 대구시가 제시한 조건부 승인안을 수용하는 선에서 일단 가닥을 잡은 듯하다.

대구시의 조건부 승인안이래야 밀리오레측의 최초 요구안을 거의 수용한 것으로 사실상 무조건승인과 다를 바가 없어 대외전시용이라는 지적을 받았었다.

특히 이 안은 매일신문이 단독입수해 보도(4월19일자)한 대구시 모과장 명의의 대외비 '밀리오레 입점관련 보고서'의 내용과 일치해 기실 끝간 데를 정해 놓고 대구시와 밀리오레측이 장시간 여론몰이쇼를 벌였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각본대로 밀려오는 밀리오레

대구시는 도심흉물처리라는 명분아래 밀리오레 유치를 두고 그간 진통이 심했다고 강변하고 있으나 문제의 동향보고서가 노출되면서 '위장산고'라는 지적에도 입을 열지 못하는 듯하다. 또 밀리오레측은 지난 19일 교통영향심의에서 나온 수정안을 두고 심의가 채 끝나지도 않아 수용불가라는 연막을 치더니 며칠 내에 수용쪽으로 급선회, 공교롭게도 당초 대구시가 만든 밀리오레 입점계획서 일정과 꼭 들어맞는 수순을 밟았다.

특히 밀리오레측이 30일 제시한 교통영향평가 재심의 요구안이 지난번 조건부승인안과 별로 달라진 게 없어 이도 대구시와 교통영향평가위원회의 명분을 의식한 계획된 수정요구라는 지적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대구시의 밀리오레 입점관련 동향보고서 내용중에는 '다만 1차회의시 판매시설 면적을 2만7천㎡로 신청하고 심사위원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2만4천㎡로 줄이기로 합의'라고 기록돼 있다.

##교통평가위까지 들러리 세워

이는 대구시와 밀리오레측이 사전 밀실협의를 통해 사실상 '입점작전'을 세웠으며 교통영향평가위까지 대구시가 들러리로 삼았다는 것을 시사해 앞으로도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최근 항간에선 이 문제를 두고 뜬소문이 파다하다. '대구시와 밀리오레측의 검은 거래는 없었을까' '밀리오레는 대구입성을 앞두고 관련기관단체를 대상으로 상당한 로비를 했다''일부 언론기관조차도 밀리오레로부터 지원을 받아 비판기사를 못쓰고 있다' 등등.

또한 일부 단체에선 교통영향평가 무용론까지 제기하면서 어떤 형태로든 대구시의 투명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한 시민단체는 동향보고서 보도에 대한 비난 성명서를 내고 수사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최근 수사당국이 진상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사가 시민들의 의혹을 해소해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구시의 신뢰 상실

최근 대구시는 도심교통난 해소책을 다채롭게 펼쳐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국채보상공원 조성, 관공서.예식장 이전 등으로 이 일대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어느 정도 해소한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국채보상로가 전국 대도시 중심간선도로 가운데 가장 소통상태가 좋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대구의 자랑거리로 시민들의 기대도 컸다.

2002년 월드컵 개최에 따른 숙박시설난을 덜기 위해 옛 국세청 자리에 건설중이던 대우호텔 건물에 점포 2천개가 훨씬 넘는 밀리오레가 들어오면 이 지역 교통문제가 어떻게 된다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대구시는 이번 밀리오레문제로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무엇보다 큰 손실은 행정기관의 투명성.도덕성 결여로 인해 시민들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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