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장실에 손님이 오면 '차'는 어떻게 할까. IMF 이후 구조조정으로 행정실 직원이 감축되면서 각급 학교의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문제다. 경북의 소규모 학교나 분교에서는 아예 양호교사에게 '접대 업무'를 요구해 전교조가 도교육청에 공식적으로 접대 업무 금지를 요구하는 등 말썽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학교 사무실에 자동판매기를 설치하는 학교가 늘고 있어 교직사회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구에서는 대봉·감삼·덕인 초등학교가 교장실에 설치했고 용산·남도초교는 교장실과 교무실에 각 1대씩, 대덕·효명초교는 행정실에, 봉덕초등을 비롯한 6개교는 교무실에 자판기를 설치했다.
이들 학교에는 새로운 풍경이 생겼다. 교장실에 손님이 오면 교장이 직접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대접한다. 교장실에서 열리는 아침 회의에는 자판기 커피가 돌아간다. 차를 마시고 싶은 교사는 교장실이나 행정실에 가서 뽑아마신다. 일부 학교는 1회용 컵 사용으로 인한 낭비를 막기 위해 교무실에 자판기를 설치해두고 교사들은 자기 컵을 갖고 차를 뽑아 마시도록 했다.
최근 달라진 교직사회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모습이다. 학교 관계자는 "자판기 한 대가 학교 분위기를 많이 바꿨다"며 "교장들이 권위의식을 떨치고 교직원들과 호흡을 같이 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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