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행사마다 '어거지 교복 관람객'이 급증, 객석 질서문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학교수행평가에 맞춰 중고생들의 '점수따기용'공연참석이 늘어나면서 불거지는 기현상이다.
이에 따라 대구문예회관은 지난 29일 대구교육청에 "학생들의 공연장 입장시 예절을 반드시 지도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서를 발송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대구문예회관은 또 다음 달 16일 열리는 대구시내 음악교사협의회에서 학생들의 공연장 질서문란행위에 대한 근절방안을 토의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궁여지책으로 대구미래대 이재웅 겸임교수에게 의뢰, 공연장 질서와 관련된 홍보만화까지 제작키로 했다.
이같은 중·고교생들의 '공연질서문란행위'는 갈수록 심각해져 공연관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을 정도. 실제로 지난 26일 오후 대구문예회관에서 열린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시민을 위한 음악회'에는 객석 수용인원(1천100석)보다 훨씬 많은 2천여명의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학생들끼리 '팸플릿 쟁탈전'을 벌이는 소동이 빚어졌다.
특히 일부 학생들이 공연장에 들어가 연주회 도중 박수를 치자 지휘자가 객석을 향해 "나가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쓰는 등 공연진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한 입장객은 "교사들이 학생들을 무더기로 보내놓고 난장판을 벌이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팔짱만 끼고 있다"며 "교사 인솔없는 학생들의 입장을 막는 등 일반 관람객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대구시내 상당수 중·고교에서는 음악평가의 한 방법으로 연주회 참석을 사실상 의무화하고 있으며 참석증거로 '팸플릿'을 제출토록 하고 있다.
대구 원화여고 성현주(27·여)교사는 "학생들이 연주회 분위기를 깨고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비자발적일지 모르지만 학생들을 음악회에 보냄으로써 '클래식 음악'을 잃어버리고 있는 학생들에게 좋은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순기능적 측면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계명대 음대 이청행교수는 "외국에서는 연주회에 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점수를 주는 일은 없다"며 "우리나라 클래식음악 관객층이 워낙 얇다보니 생긴 현상이므로 교사 인솔을 통해 질서를 바로잡는 등 효과적인 방법을 이용, 학생들의 공연체험 기회는 더 늘려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崔敬喆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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