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상회담 선발대 임무

오는 6월 12~14일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30명의 남측 선발대가 31일 평양을 방문함에 따라 그 구체적 임무와 활동 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31일 손인교(孫仁敎)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선발대가 평양에 들어가면 정상회담이 본격 실행단계로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선발대는 실무절차합의서의 뼈대에 살을 붙이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숙소와 회담장 답사를 비롯해 2박 3일 평양체류 기간 가질 행사와 회담형식 등 구체적인 일정과 사항을 확정하고 경호 등의 제반 실무문제를 마무리 짓는다는 얘기다.

경호.의전 및 통신.보도 등 각 분야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된 선발대는 평양 도착 즉시 백화원초대소가 될 것으로 보이는 숙소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서울 삼청동 소재 남북회담사무국 등을 연결하는 직통전화를 개설할 예정이다.

선발대는 이어 북측으로부터 남측 대표단의 평양체류 일정을 받아 자체안(案)과 비교해 보고,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해 집중 조율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호 분야에서는 김 대통령의 이동중 경호와 근접경호, 합동경호 등을 어떻게 분담할지를 북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또 경호 범위와 남측 경호원 규모, 개인화기 휴대 여부 및 수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다.

의전은 남측 대표단의 평양 방문과정을 항공편과 육로로 나눠 김 대통령의 영접과 예포 발사 여부 등 세부 방안을 협의하고 회담시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김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호칭문제 등을 상세하게 논의해 이중 어떤 것을 생략할지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문제와 관련, 선발대는 김 대통령의 평양 체류기간 중 남측 무궁화 위성을이용한 지휘통신(Command communication) 연결을 위해 장비와 기술지원에 대한 북측의 적극적이고도 구체적인 협조를 얻는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선발대는 정상회담 위성 생중계를 위한 휴대용 SNG 장비를 갖고 가서 이를 시험.점검하는 한편 북측의 장비를 남측 중계인력이 이용해 정상회담을 생중계하는 방식과 관련된 기술적인 문제를 집중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 대통령의 평양 도착과 두 정상의 역사적인 정상회담 장면 등 남측에 TV생방송으로 보도할 대목을 구체적으로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협의 과정에서 선발대는 남북 직통전화와 외교행낭 등을 통해 남측 상황실에 준비상황을 보고하고 대책을 논의하게 된다.

직통전화와 행낭 만으로 서울과의 협의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선발대가운데 일부는 정상회담 전까지 교체되면서 수시로 변동상황을 점검해 완벽한 정상회담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선발대는 그러나 당초 예상됐던 정상회담의 의제 협의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자칫 의제문제를 섣불리 건드릴 경우 정상회담의 모양새가 구겨질 우려가 있고 이미 실무절차합의서에서 '포괄적인' 의제를 마련한 만큼 두 정상이 평양에서 만날때 구체적인 부분을 논의하는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당국자는 "이미 준비접촉을 통해 절차문제에 가닥을 잡은 만큼 선발대가 평양에서 북측과 논란을 벌일 문제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김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하기전까지 정상회담에 필요한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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