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후재앙 바짝 마른 지구

가뭄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근래들어 악화되고 있는, 사람이 만든 재앙. 환경 문제가 단순히 오염을 걱정하던 단계를 넘어서서, 이제 기후 변화가 손쓸 수 없는 범위에서 광란하는 재앙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심각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때문에 지난 31일 종료된 UNEP(유엔환경계획) 주관의 100개국 환경장관 회의(스웨덴)도 공동선언문을 통해 이 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가뭄과 사막화, 분별없는 삼림 벌채, 생물 자원의 고갈이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 특히 UNEP 사무총장은 "8년 전 체결된 기후변화협약에 아무런 진전이 없고, 기후 변화 및 물부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중국=사태가 심각해졌다. 10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강타, 후베이(胡北) 산시(山西) 장쑤(江蘇) 등 10여개 성이 위기에 처했다. 3년째 가뭄에 허덕이는 허난(河南)성에서는 지난 12개월간 강우량이 겨우 20mm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한국 전체 것의 2.5배에 달하는 500만ha의 농토가 수확 불능 상태에 빠지고, 중부지역 1천500여만명이 식수.용수난을 겪고 있다.

대도시 베이징도 물 수요는 50년 전보다 40배나 증가했지만 강수량은 오히려 60%로 감소, 사상 처음으로 물 배급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3인 가족은 하루 8t밖에 물을 받지 못한다.

◇동부 아프리카='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에티오피아.에리트리아.지부티.케냐.소말리아 등 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이 몇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로인해 수백만명이 굶주려, 에티오피아 한곳에서만 전인구의 13% 800만명이 위기를 맞고 있다. 가축은 이미 300만 마리나 죽었다. 그런데도 정권을 쥔 사람들은 전쟁에 열중,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스리랑카=유독 수력발전소가 있는 지역의 가뭄이 심해 전력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정부는 에어컨 사용을 금지하고 전기료를 인상하는 긴급조치를 취했으며, 답답해진 전력위원회가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브라질=최대 도시 상파울루에 5개월째 물 배급제가 실시되고 있다. 더우기 1일부터는 전체 인구의 3분의1(300만명)이 돌아가며 3일 중 이틀간만 물을 배급받을 수 있도록 강화됐다.

◇서남아=파키스탄 남부지역에서는 가뭄으로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가장 피해가 큰 2개주 100여만명은 가뭄을 피해 다니느라 난민 신세가 됐다. 아프가니스탄 남서부 지역에서도 사태가 심각, 집권 탈레반 정부는 국제사회가 도와주지 않을 경우 인명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인도 서부 라자스탄과 구자라트 주에서는 수천마리의 가축이 죽고 수만명이 집과 농토를 등진 채 식수를 찾아 나서고 있다.

외신종합=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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