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장장 10시간이나 걸린 4·13총선 봉화·울진 선거구의 재대결에서도 반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혹시나'하는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던 민주당 김중권 후보 쪽은 '역시나'로 나온 결과에 고개를 다시 한번 떨구었고 일말의 불안감에 사로잡혔던 한나라당 김광원 후보 쪽은 "당연한 결과"라며 환호를 올렸다.
○…이날 오전 안동에 각각 도착한 두 후보는 서로 같은 당 소속 의원들과 식사를 함께 하고 재검표장을 방문해 보는 등 분주한 모습. 한나라당에서는 법정대리인인 박헌기·이인기 의원과 이상배 경북지부장, 권오을 의원 등이 응원을 나왔고 민주당에서는 권정달 경북도지부장과 김명섭·유용태·송훈석·김기재 의원 등이 지원. 양 측은 우연히도 법원 인근 한 음식점에서 서로 다른 방에 자리를 잡아 점심을 먹기도 했다.
○…오후 1시부터 대구지법 안동지원 1호법정에서 시작된 재검표는 개표종사원들의 표 확인 작업에만 7시간 반이 걸렸고 4명의 대법관이 최종 판정 결과에 대한 발표를 할 때까지 다시 2시간 반이 더 걸려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진을 뺐다.안동과 영덕지원 직원 30명이 개표종사자로 나선 이날 재검표장에는 3줄의 개표대를 만들고 거기에 5대의 계수기를 준비했다.
○…대법관들이 밤 9시 반 정회를 선포하자 한나라당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심경을 말하는 등 다소 여유를 보였고 김 후보의 부인도 낙관적이라는 보고를 받은 뒤 법원 앞마당에 나와 지지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 후보는 법원 인근 모처에서 최종 결과 발표를 기다려 대조를 보였다.
○…밤 11시 최종 결과가 발표되자 김광원 후보는 "당연한 결과이며 여러분들의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소속 의원 등과 손을 들어 고마움을 표했다. 김 후보는 "1표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뼈저리게 느낀만큼 이제 유권자들에게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며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했다.
반면 김중권 후보는 법원 앞마당에서 모여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 앞에 나타나 "결과에 승복한다"며 자리를 지켜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일부 지지자들의 연호와 눈물을 뒤로 하고 승용차에 오르기 전 김 후보는 "대구·경북을 대변하고 이익을 챙기는 일이 걱정"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봉화와 울진 현지에서는 재검표 결과 확정 발표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선거후유증 극복과 지역 화합 등에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지만 두 후보 진영의 반응은 서로 달랐다.
한나라당 쪽에서는 "결과가 뒤집히기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승리 재확인에 고무된 표정이었으나 민주당 측에서는 "다시 한번 높은 지역정서를 확인했을 뿐"이라며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김중권 후보의 낙선으로 대여 창구가 상실됐다"고 우려하는 측과 "김광원 후보의 승리는 서민정치를 갈망하는 지역민들의 욕구의 승리"라는 식으로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현 정부의 연결고리 상실에 다른 지역개발의 지체 내지 중단 등의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걱정했다.
○…한편 중앙당의 희비도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민주당의 서영훈 대표와 김옥두 사무총장은 아쉬움과 함께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총장은 그러나 3표차밖에 나지 않은 경기도 광주 등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처럼 다른 지역에서도 이변은 없을 것이라며 더욱 자신감을 갖는 듯했다.정치1·2부,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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