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지상천국으로 여기는 남태평양 국가들이 잇단 쿠데타와 부패, 가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피지에서 쿠데타와 인질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솔로몬 제도의 호니아라에서도 5일 판에 박은 듯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 앤드루 노리가 이끄는 반군들은 총리를 억류한 채 경찰관서를 점거하고 수도 호니아라와 외부세계의 연락을 단절시켰다.
최근의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은 천국에 한걸음 더 다가서 있는 곳으로 여겨지는 이 '지상낙원' 남태평양에서 총이 있고 불만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민선 정부를 전복시킬 수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정도다.
남태평양 국가들은 대부분 경제가 쇠퇴 일로를 걷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범죄조직의 돈세탁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주 호주 법무장관은 남태평양의 소국 나우루에 수백개의 유령 업체 및 은행들을 통해 세탁된 러시아 마피아의 검은 돈이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수출품인 인광석의 수출부진과 그에 따른 재정수입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나우루는 국제범죄 단체와 결탁했다는 비난은 부인하지만 여권을 팔아 소액을 벌어들여왔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하고 있다.
태평양 도서국가들의 단체인 '태평양 포럼'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들 국가의"빈곤과 불평등, 경제적 취약성"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호주 외무부의 한문건은 더욱 솔직한 평가를 드러내 보여준다. 이 보고서는 무능과 부패가 이 지역국가들의 재정적 붕괴를 초래하고 무정부 사태의 확산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태평양 최대의 인구를 보유한 파푸아 뉴기니는 비교적 간단한 질병과 에이즈의 창궐로 인한 사망률의 증가로 평균 수명이 아프리카의 최저수준과 비슷한 정도다. 범죄가 만연한 수도 포트 모레스의 거리에서는 매일같이 강간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파푸아 뉴기니는 풍부한 천연자원에도 불구하고 가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75년 호주로부터 독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마이클 소마레는"파푸아 뉴기니인들은 독립 당시보다 살기가 훨씬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독립 반세기가 지난후 파푸아 뉴기니의 의사는 인구 10만명당 6명에 불과하며 어린이들은 10명 중에 한명 꼴로 5세 이전에 사망한다. 예산부족으로 정부 산하 병원들의 4분의3이 문을 닫았다.
일부 국가들은 경제난을 벗어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쿠크 제도의 경우 국민 1인당 6천달러에 달하는 국가 부채를 갚기 위해 공무원 절반을 감축하는 한편 공항과 은행, 발전소, 전화업체는 물론 독점 영업을 하고 있는 주류판매체인까지 매물로 내놨다.
(시드니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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