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렇게 해보세요-학교·학부모 손잡고 열린 교육

학부모 행사가 있어 초청을 해 보면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단순히 응하는 수동적 역할에만 머무를 뿐, 적극적으로 학교의 교육활동에 참여하지는 못 한다. 오히려 자녀가 무엇을 잘못한 건 아닐까, 혹시 학교에서 경제적인 부담을 요구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지난달 10일부터 15일까지 우리학교에서 마련한 제21회 덕원종합제에 학부모 참여를 유도한 것은 참으로 성공적이었다. 500여점의 전시작품 가운데 서예, 미술, 수예 등 학부모들의 작품이 67점이 됐다. 체육대회에는 200명이 넘는 학부모들이 참가, 성황을 누렸다. 참가규모만 늘어난 게 아니라 참가자들의 의식도 행사가 계속되는 동안 크게 달라졌다.

작품 전시회에서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서로의 솜씨를 뽐내기도 하고, 체육대회 줄다리기에서는 어머니들의 어깨 사이로 아들들이 힘을 보태기도 했다. 사제 동행 행사에 그치던 종합제에서 학부모, 학생, 교사가 한 덩이가 돼 공동체적 일체감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발전한 것이다.

12일 과학과의 열린 시범수업과 전 교실 수업공개에는 학부모들의 관심이 특히 쏠렸다. 뒤이어 1일 명예교사로 위촉된 이영수 학부는 '전자기술시대의 음악'이라는 주제로, 김경애 학모는 '치약 만들기'라는 이색적인 주제로 수업을 했다.

처음엔 쭈뼛거리던 학부모들도 여러 형태의 수업을 지켜보면서 적극적으로 바뀌어 수업 참관이나 1일 명예교사 기회를 한번 더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고교생 학부모라면 대개 자녀 교육을 학교나 학원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현실적으로 부모 자식간 대화가 잘 안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럴 때 학부모가 먼저 학교 교육에 참여하는 자세를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참된 의미의 열린 교육은 학교와 학부모가 손을 맞잡을 때 가능하다는 점을 재삼 강조하고 싶다.

권병두(덕원고 학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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