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공연기획사 위기탈출 부심

갈수록 관객이 줄어드는 등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클래식 음악공연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공연전문 기획사들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역 공연기획사들은 클래식 음악의 활성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봄·가을 등 특정시기에 몰려있는 공연일정의 개편부터 서둘러야 한다며 음악인들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클래식 공연기획사들에 따르면 서울 등 타도시에서 많은 관객을 모았던 메이저급 공연조차 대구·경북지역에서는 '흥행실패'를 보이고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 4월 세계적 성악가 조수미의 공연조차 기대에 못미치는 관객수를 보였고 대구 문예회관·시민회관 등에서의 무대도 국내 최정상급 연주자들의 수준높은 공연임에도 불구, 일부 공연은 유료 관객이 200명에도 못미치는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더욱이 지난 달 열린 한 메이저급 연주자 공연의 경우, 상당 부분 비어 있는 객석을 확인한 연주자들이 연주 개런티를 당초 계약 액수보다 적게 받아가는 촌극까지 연출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객석이 텅텅 빈 공연장은 봄·가을에 집중된 공연관행으로 얇은 애호가층이 그나마 분산되는데다 무료공연이 적지 않아 유료공연에 대한 외면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기획사 관계자들은 풀이한다.

이같은 공연위기상황과 관련, 클래식 공연 전문 기획사들은 최근 공연시기 조정, 경품 도입 등 클래식 공연장을 찾는 애호가들의 발걸음을 늘리기 위해 전에 없던 안간힘을 쓰고 있다.

클래식 전문 공연기획사인 '문화사랑'은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메이저 콰이어 페스티벌'을 이른바 '클래식 공연의 비수기'인 8월말 열기로 했다. 또 클래식 공연 행사로는 이례적으로 내년부터 티켓 판매와 경품 시상을 병행, 일정 금액만큼의 관람권을 구입하면 사진촬영권·놀이공원 이용권 등 경품을 줄 예정이며 딱딱한 클래식 공연에 유연성을 불어넣어줄 코믹 스타일의 음악회도 기획하고 있다.

공연기획사인 '코리아트'도 지난 달 '금호현악 4중주단 공연'과 '빅4 피아니스트 공연'을 열면서 임신부에 한해 무료 입장 혜택을 주는 등 관람객 끌기를 위한 이벤트성 행사를 곁들이고 있다.

'문화사랑' 김종원대표는 "봄·가을 등 특정시기에 공연이 몰리면서 이 중 상당수는 무료공연으로 전락, 클래식 공연의 가치를 음악인들 스스로가 떨어뜨리고 있다"며 "공연일정 분산 등을 통해 클래식 공연은 '값지고 들을만한 것'이라는 인식을 관람객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崔敬喆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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