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 안전성 우선풍조 등으로 자금이 증권.투신.종금사 등 제2금융권에서 대거 빠져나가 은행으로 몰리고 있으나 은행들이 손쉬운 가계대출 늘리기에만 신경쓸 뿐 기업대출은 오히려 줄이고 있어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들어 제2금융권과 은행 신탁계정에서는 자금이 계속 이탈하고 있는 반면 은행 고유계정에는 돈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투신사의 공사채형 저축 잔고는 올해 3~5월 석달동안 24조7천억원, 시중은행 신탁계정 잔고는 14조원, 종금사의 발행어음 잔고는 1조3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의 주요 인수처인 투신사, 종금사, 은행 신탁계정 등은 자금여력이 없어 기업대출시장에서 거의 발을 뺀 상태며 그 여파로 이들로부터 주로 자금을 조달했던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반해 은행 고유계정 잔고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요구불 예금 및 저축성 예금 잔고는 석달동안 24조8천억원이나 증가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제2차 금융 구조조정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위험성이 낮은 가계대출에만 관심을 둘 뿐 기업대출은 극히 꺼리고 있다.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대구은행의 경우 98년말 7조3천873억원이었던 고유계정 잔고가 올해 4월말에는 8조8천206억원으로 1조4천333억원, 19%나 늘었다.
반면 기업대출 비율은 갈수록 낮아져 98년말 총 여신의 88.5%를 기업에 대출했던 것에서 올해 1월말 86.7%, 2월말 86.5%, 4월말 86.4% 등으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가계대출은 98년말 11.5%에서 올해 4월말 13.7%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앞으로도 위험성이 높은 기업대출 보다는 떼일 염려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계대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어서 기업대출 기피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구은행은 이에 대해 "기업들이 기존대출을 연장하기보다는 갚아나가는 분위기인데다 시설투자에도 소극적이어서 대출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대구.경북의 경우 건설.섬유업 등 주력업종의 침체로 대출할 기업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은행들이 안전성을 내세워 시중자금을 끌어 모으면서도 우량 기업에만 돈을 빌려주는 등 대출에는 극히 인색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李相勳기자 azzz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