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퇴임한 최재욱 국무조정실장은 'TJ(박태준)맨'으로 통한다. 박태준 전 총리의 민정당 대표시절, 비서실장으로 인연을 맺은 그는 지난 1월14일 박 전 총리가 취임하면서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으로 다시 지근거리로 돌아왔다가 부동산명의신탁 파문으로 중도하차하자 5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국무조정실장은 총리를 직접 보필하는 자리인데 박 전 총리를 모시던 사람이 두 총리를 모실 수는 없지 않느냐"며 강력하게 사의를 표명한 뜻을 이한동 총리서리가 수용한 것이다.
후임 인선에도 최 실장의 뜻이 적극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그는 "박 전 총리는 경제통이기 때문에 정치인이 국조실장을 맡아도 괜찮았지만 후임 국조실장은 경제와 행정을 잘 아는 사람이 좋겠다"며 추천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8일 오후 2시 '마지막 차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임사를 했다. "이제까지는 장관이 느닷없이 바뀌기 때문에 인사를 하고 떠나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이것이 유종의 미라고 생각한다. 차관회의 의장으로서 그런 기회를 갖게 돼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장은 부처간 조정이 어려운 법안과 국정현안 등을 꼼꼼히 챙기는 자리다. 정부의 모든 법안들이 차관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날도 산자부와 정통부 차관이 법안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자 최 실장은 두 차관을 옆 회의실로 보내 20여분만에 합의하도록 했다.
사실 이한동 총리서리는 최 실장에게 자리를 지켜 줄 것을 강권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최 실장은 "국정에 공백이 있어서는 안되니까 두 총리간의 이음다리 역할은 하겠지만 두 총리를 모실 수는 없다"며 거듭 사의를 표명했고 지난 7일에야 후임자가 결정됐다는 것이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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