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50년대 이후 북한 미술은 시대의 변천에 따라 순수성, 사실적 아름다움으로 일정한 품격을 유지하는 한편 선전도구화라는 측면에서 한계를 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예술적 가치가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북한 미술은 모더니즘과 다른 개념으로 출발했다.
1945년 이후 "우리 미술은 인민생활의 감정과 정서를 반영한 진정 인민을 위한 미술이어야 한다"는 김일성 교시에 의한 정치적 목적으로 미술작품이 제작돼왔다. 이에 따라 북한 미술의 주제와 소재는 김일성과 김정일, 공산주의 혁명과 주체사상 표현, 생산성을 위한 노동력 증진, 인민의 행복과 혁명적 사업을 위한 투쟁 등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한계속에서도 기법과 표현양식을 통해 순수한 미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조선화, 유화, 조각, 보석화, 공예(자수 도예 인형 날염 옻칠 금속 유리 말총옹골 뿔공예), 영화미술, 산업미술 등 여러 장르에 걸쳐 작품이 제작되고 있으며 유화는 70년대 이후 재료 부족과 조선화 강세현상에 밀려 쇠퇴하는 추세다.
북한 미술이 예술적 측면에서 가장 뛰어났던 시기는 1950년대 전후 길진섭, 김관호, 김주경, 김만형, 이쾌대, 한상익, 송찬형, 리맥림 등 1세대 작가들이 유화 작품을 제작했을 때 주체사상이 스며들기 이전 시대로 개인의 초상 등 인물화가 많이 그려졌다.
1960년대로 접어들면서 정치적 주제가 등장함에 따라 북한의 인물화는 예술성보다 이른바 사회주의 리얼리즘 양식에 맞춰 표현되면서 쇠퇴하게 된다·그러나 이 시기에도 리맥림이나 한희봉, 함창연의 초기 판화, 김장한, 최제남,정창모의 인물화에는 예술성이 깃들어 있으며, 이들은 북한의 2세대 작가들로 분류되고 있다. 1세대와 2세대 작가들은 인물화외에 풍경화와 정물화도 즐겨 그렸다.
1970년대 이후 주체사상이 전 분야에 걸쳐 강조되면서 미술도 순수성을 잃고 사상적 주제에 빠져들게 된다. 시대적 배경과 재료 부족 등으로 유화를 그리던 작가들이 조선화로 방향을 바꾸면서 조선화가 강세를 띠게 됐다. 한지에 수묵, 채색으로 그리는 조선화는 민족적 색채를 띠면서도 정치적 선전에 치우친 나머지 독창성과 뛰어난 예술성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1980년 이후 선전화는 노골적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이 시대 북한 주제화의 표본이 되고 있다.
조각작품들도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강영일, 강춘길, 김영덕, 김철억, 리원철, 정윤애, 황성호 등이 대표적 조각가 들이며 특히 평양에는 천리마동상,주체사상탑, 개선문, 대성산 혁명열사릉, 만수대 대기념비 등 웅장한 사회주의 조형물이 곳곳에 서 있다. 이 중 만수대 대기념비는 높이 20m의 김일성 동상을 중심으로 총길이 200m에 이르는 조각군상이 장엄함을 자랑, 평양의 상징이자 북한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북한의 미술관은 평양 중심가에 위치한 조선미술박물관이 대표적, 1948년 개관, 12만㎡에 21개 전시실을 갖춰 북한 미술품을 총망라한 것 외에 김은호,이상범, 허건 등 남한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남한 전시실'도 있다.
북한 미술 생산공장이랄 수 있는 만수대창작사도 눈길을 끄는 곳이다. 3천700여명의 인원이 조선화,유화,조각,도자기 등 10여개의 창작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천리마동상'의 오대영이나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 제작자는 모두 이 곳 소속 미술인들이다.-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문화재
남한의 국보 1호는 남대문. 북한의 국보 1호는 평양성이다. 남한과 마찬가지로 북한도 중요 문화재를 국보, 보물, 사적, 천연기념물로 지정 관리해 오고 있다. 북한이 94년 제정한 문화유물보호법으로 지정관리하는 총 642건 가운데 국보급은 50건, 보물급 53건, 사적 73건이 귀중문화재로 알려져 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국보 303점, 보물 1천298점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치.하지만 최근들어 북한이 국보 100호로 강원도의 금장암 사자탑을 지정한 것으로 미뤄 국보급이 상당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의 국보 1호 평양성은 552~586년 고구려 때 쌓은 것. 총길이는 23km다. 종전에는 국보 1호가 평양 대동문이었으나 최근 국가지정문화재를 새로 지정하면서 평양성으로 교체했다. 대동문은 국보 4호로 물러앉았다. 대동문이 평양성의 일부인 점으로 미뤄 평양성 전체를 국보 1호로 지정해 이미지 상승을 꾀한 것이란 풀이다국보 2호는 역시 평양의 안학궁터, 3호는 보통문, 4호는 대동문, 5호는 숭인전, 6호는 숭령전이다. 모두 평양에 소재한 문화재들이다. 이외에도 평양의 법운암(13호), 용곡서원(14호), 연광정(16호), 칠성문(18호), 을밀대(19호) 등 평양 소재 문화재가 국보 상위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종전 보물 1호였던 평양종은 국보 23호. 이외에 황남 안악3호분(67호), 구월산 월정사(75호), 황북 성불사(87호) 등이 국보로 관리되고 있다.
북한의 국가지정 문화재의 특징은 고구려 관련 유물·유적이 신라 백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시된다는 점. 이는 고구려의 맥을 이어 정통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보물급 문화재로는 흥국사 안국사 첩운사 신광사 등 불교 관련 유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천연기념물은 크게 △동식물 등 순수천연 기념물 △김일성 부자 우상화에 이용되는 사적지 △보존가치가 있는 호수 바위 등 자연환경 등으로 나뉜다. 희귀성을 인정받은 순수천연기념물로는 송악산 크낙새와 황남 황새, 평북 저어새 등이 있으며 자연환경으로는 백두산 천지 삼지연 박연폭포 명사십리 삼일포 등이 손꼽힌다. -鄭昌龍기자 jcy@imaeil.com
---국내소개 문학
북한의 문학은 지난 89년 월북작가에 대한 해금과 더불어 카프문학과 해방후 북한문학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해졌다. 그 결과 작품론, 작가론, 북한문학사 등 수많은 연구성과들이 쏟아져 나왔으나 일반 독자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분야임에 틀림없다.
80년대 들어 국내에서 출판된 북한의 소설과 시, 문학이론, 문학사 등 작품과 관련 연구는 모두 수백종에 달한다. 특히 88년을 기점으로 '북한 바로알기 운동'이 전개되면서 북한 원전들이 국내에 쏟아져 북한문학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그중 대표적인 작품을 살펴보면 먼저 소설의 경우 '김사량작품집'(87년)을 비롯 '민중의 바다'(88년·원제 '피바다'), '한 자위단원의 운명'(89년), '꽃파는 처녀'(89년), '한설야작품집'(90년), 이기영의 '땅'(92년), 천세봉의 '안개 흐르는 새 언덕'(94년), 단편집 '뻐국새가 노래하는 곳'(94년) 등 50여종이 출판됐다. 또 시집과 시선집으로는 조기천의 '백두산'(89년), 리범수 '조국과 청춘'(90년), 임화 '너 어느 곳에 있느냐'(92년), '북한의 대표적 서정시'(96년) 등이 국내에 소개됐다.
그럼에도 불구, 북한문학 연구에 있어 그 대상인 '텍스트' 문제가 아직도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텍스트가 제한적으로 공개된 상황에서 독자들이 북한문학 작품을 실질적으로 접하지 못해 그 실체를 파악하기 힘들고, 연구자들도 빈약한 텍스트로 인해 종합적이고 깊이 있는 작품연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예로 몇 년전 세간의 화제를 모은 북한배우 성혜림씨의 언니이자 고 이한영의 어머니인 성혜랑씨가 70년대 북한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한 소설가였다는 사실도 한 월간지가 일본고서점에서 단편소설집 '혁명전위'를 입수, 확인함으로써 지난 98년 세인에게 알려지기도 했다. 그만큼 텍스트 부재로 인해 북한문학연구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북한문학을 보는 우리 학계의 시각은 어떨까. 대체적으로 "해방직후부터 집단적 계급성의 이념을 추구한 북한문학은 사회주의 체제가 요구하는 이념적 요건에 의해 그 성격을 규정받고 있기 때문에 집단성 이념에 근거한 가치론적 의미를 중시하고 있다"(문학평론가 권영민)로 요약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북한작품을 읽거나 연구할 때 반공이데올로기에 편향된 시각이나 문헌중심의 북한문학연구 태도, 단편적 접근 등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徐琮澈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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