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테마에 맞춰, 시기마다 정해진 목표에 맞는 연극들이 공연된다"지난 98년 귀순한 배우 김혜영(26)씨의 말은 북한 연극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천리마 운동, 숨은 영웅 따라 배우기 운동 등 테마에 맞춰 연극이 제작되고, 공연되는 것. 관객의 입맛에 따르는 우리 연극 구조와 판이하다.
"출연자들이 풀뿌리를 다져 색깔을 내 인민들이 보내준 밀가루로 분장을 하는" 40-50년대 초 혁명연극의 사상적 배경이 지금도 그대로 유효한 것.
북한연극은 '혁명 연극''혁명가극''민족가극'으로 지칭된다. 뮤지컬, 오페라에 해당되는 가극이 특히 인기가 높아 5대 혁명가극으로 '피바다''꽃파는 처녀''밀림아 이야기하라''당의 참된 딸''금강산의 노래'가 있다.
특히 '피바다'는 연극에 무용, 음악을 곁들인 작품으로 북한 공연예술의 백미로 꼽힌다. 일제에 시달리는 민족의 비참한 생활상과 일본인들의 야만적인 식민 통치를 고발하는 내용. 원제가 '혈해'(血海)인 '피바다'는 희곡적인 측면에선 빈약하지만 혁명성과 사상성이 뛰어나 '피바다식 가극'이란 새로운 가극 조류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피바다 가극단'의 공연은 요즘도 인기가 높다.
'꽃파는 처녀'는 일제치하 지주의 등살에 시달리는 꽃분이 일가를 그린 가극. 당시 억눌린 생활을 통해 노동자들이 계급과 민족적 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민족가극'은 '춘향전''심청전''박씨부인전''고구려 사람들' 등 옛 고전을 다룬 가극. 역시 혁명성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혁명가극과 함께 북한식 순수 연극인 5대 혁명연극으로는 '성황당''혈분만국회''딸에게서 온 편지''경축대회''3인 1당'이 꼽힌다. '성황당'은 지난78년 김정일의 지도로 국립연극단의 무대에 올려진 혁명연극. 이를 현대적인 감각에 맞춰 '혁명적이며 인민적인 연극'으로 각색한 것을 '성황당식 연극'이라 부른다. 金重基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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