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테마별 접근-라식 수술 안전성 논란

여자 골퍼 박세리, 야구선수 정경배, 탤런트 주진모, 터보의 강타, 개그맨 주영훈… 유명 스타란 점 말고도 이들에겐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라식수술을 받았다는 점이 그것.

안경 때문에 활동이 거추장스러웠던 스포츠맨, 외모에 신경 쓰이는 젊은 여성 등등, 라식 수술자가 줄을 잇고 있다. 수술 시간이 짧은 데다 통증도 거의 없고 수술 후 바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어 더욱 인기. 이젠 정말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 같은 보조기구로부터 눈을 해방시킬 수 있는 시대일까?

◇각막을 깎는 근시 교정술

눈은 각막·홍채·동공·수정체·망막 등으로 구성돼 있다. 눈에 들어온 빛이 각막과 수정체 렌즈를 통과하면서 적절히 굴절돼 망막에 초점이 맺혀져야 사물이 또렷이 보인다. 특히 각막은 빛을 굴절시켜 망막에 도달하게 하는 '창'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근시니 원시니 하는 것이 그것. 그 중 근시는 빛이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많이 굴절돼 망막 보다 더 앞에 초점이 맺히는 것이다. 각막의 굴절력이 강하거나 조절력이 약할 경우 나타난다.

이 근시를 바로 잡으려는 수술의 수단으로 도입된 것이 '엑시머 레이저'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위험이 동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각막의 너무 많은 부분이 제거됨으로써 재생 불가능한 '보우만씨막'까지 손상받을 위험이 있었던 것. 이렇게 되면 각막 혼탁이 발생, 시력이 떨어지고 통증도 심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그 뒤에 나타난 것이 라식 수술이다. 간단하게 각막의 바깥 부분을 잘라 뒤로 젖히고 안쪽에 엑시머 레이저를 쏜 뒤, 다시 각막을 덮는 시력 교정법. 기존의 엑시머 레이저 근시교정술에 비해 통증이 없고 회복이 빠르며 시력 교정 효과가 뛰어나다.

엑시머 레이저법과 미세각막 절제술의 장점을 딴 수술법이라 해서, 3세대 시력 교정술로 불리기도 한다.

◇이것도 위험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라식 조차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수술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영국 라식의 최고 권위자인 존 마샬 교수가 그 진원지. 그는 국내 안과 의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인물. 그는 라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안구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또 라식은 그 후의 장기적 영향이 어떤지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는 점을 그는 강조했다. 미국에서 인증을 받은 것도 상업적인 압력 때문이었다는 주장. 나아가 그는 충격이 가해졌을 때 각막이 이탈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미 3명의 환자가 수술 후 각막 붕괴로 이식수술을 받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마샬 교수는 "라식수술은 각막을 지지하고 있는 교원질 섬유도 함께 깎아 내고, 각막을 1/3 정도나 없앤다"며, "타이어에 들어 있는 래디얼 철사 부분을 1/3이나 깎아내고 고무로 대체한 차를 몰고 싶은 생각이 나겠느냐"고 반문했다. 자신은 이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정적 부작용은 아직 발견된 적 없어

그러나 국내 안과의들은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한 수술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압 때문에 안구가

밀려 나오는 원추각막증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지만, 그 정도는 수술 전 철저히 검사하고 제대로 수술하면 막을 수 있는 부작용이라는 것.

계명대 동산병원 김기산 교수(안과)는 "마샬 교수의 주장을 직접 들어보지 못해 정확한 판단은 할 수 없지만, 안구 붕괴는 특정한 조건 하에서 일어나는 부작용일 뿐 라식수술 자체의 결정적인 문제점에 기인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라식수술의 안전성은 이미 검증된 상태이며 의학계의 주요 관심은 이제 어떻게 하면 시력을 정다. 수술이 잘 되지 않아 각막 상피가 벗겨진 상태에서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장기간 눈에 넣어서 각막이 녹는다든지, 안상(2.0)이상으로 구현할 것인가로 모아지고 있는 단계"라며, "1990년대 초만해도 많은 안과 의사들이 인공수정체의 안전성을 문제 삼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그런 일을 거론하지 않고 있는 전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종균 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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