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종금 회생안 논의 활발

"삼성그룹이냐, 다른 종금사냐, 아니면 대구은행이냐"

영남종금 영업정지 3주일이 되면서 지역 금융계에 영남종금 회생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이나 여타 종금사, 혹은 대구은행이 영남종금 인수자로 나설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아직은 희망이나 기대 섞인 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부분도 적잖아 향후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현실화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특히 정부가 종금사 개별지원 불가라는 방침에서 벗어나 지난 주 한국종금에 2천828억원을 지원키로 한 데다 종금사 부실화의 근본원인인 대우 연계콜자금의 일정액을 정부가 분담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남종금 회생을 위한 여건 또한 한층 성숙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세가지 인수시나리오=삼성, 여타 종금사, 대구은행 등이 인수주체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 인수안은 영남종금 발행 후순위채 200억원 어치를 매입했던 삼성이 새로 300억원 정도를 투자해 인수하게 한다는 방안이다. 영남종금이 이대로 문을 닫을 경우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상태여서 후순위채는 휴지가 되므로 300억원 정도 투자해 살려보는 게 낫다는 얘기다. 인수후 자본잠식만 면하면 후순위채 200억원은 건질 수 있다는 계산도 숨어 있다.

업종 전반에 걸쳐 금융기관을 갖고 있어 종금사는 인수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판단도 많지만 삼성이 영남종금 영업정지 직전까지 인수협상을 벌였다는 점을 들어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타 종금사 인수안은 경영난 타개를 위해선 대형화가 불가피한 여타 종금사 중 하나에게 인수를 종용한다는 방안이다. 제주은행과 합병키로 한 중앙종금, 스위스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된 아세아종금 등이 인수 종금사로 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 구조조정을 앞두고 독자생존에 부심한 대구은행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영남종금을 인수한다는 아이디어는 제주은행-중앙종금 합병발표 이후 힘을 얻고 있다. 대구은행만의 인수가 힘들다면 삼성과 힘을 합쳐 인수할 수 있다는 방안도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은행은 일단 검토한 바 없다는 반응.

▲회생여건 성숙=정부가 지난 주 한국종금에 공적 자금 1천880억원을 포함해 모두 2천828억원을 지원키로 함으로써 영남종금도 같은 방법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분쟁을 빚고 있는 대우 연계콜의 일정분을 정부가 분담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도 영남종금으로선 긍정적 징표.

영남종금은 현재 대우 연계콜 1천500억원을 놓고 대한투신과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패소할 경우 전액이 부채로 처리돼 부실규모가 대폭 커진다.

이에 대해 정부가 일정분을 부담하는 것을 포함, 법원 판결에 앞서 이해당사자간 일정비율 분담 같은 처리원칙이 나올 경우 영남종금 부실액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한편 규모도 줄어들게 돼 인수자를 찾는 데 한층 쉬워진다.

李相勳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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