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민들은 평양시 입구에서부터 연도에 나란히 서서 진홍색과 분홍색 조화(꽃술) 등을 흔들며 숙소로 가는 김 대통령 일행을 환영했다. 시민들은 조화를 열렬히 흔들며 "만세" "김정일 결사 옹위(擁衛)"를 끊임없이 외쳤다.
환영인파는 정확한 숫자를 알 수 없으나 10여㎞에 겹겹이 늘어선 것을 감안할 때 줄잡아 100만명은 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평양시민이 총 220여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성인들은 모두 나온 것으로 봐야 한다는 안내원의 말도 있었다.
한 안내원은 "평양시민들이 대부분 나온 것으로 봐야 한다", "남측의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기 위한 자발적인 인파"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안내원은 "어제 김 대통령이 오는 것으로 알고 공(허탕)을 쳤다"며 전날에도 사람들이 나왔다가 되돌아간 일이 있다고 밝혔다.
안내원들은 또 "위대하신 장군님이 여러분들을 따뜻하게 환영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다. 소감이 어떠냐"고 묻고 "김정일 장군님이 광폭(廣幅) 정치로 여러분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도의 시민들은 남자들의 경우 양복을 입거나 셔츠에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으며 여자들은 대개 한복을 입고 있었다. 흰색 저고리와 검정색 치마를 입은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차량행렬은 시속 평균 30㎞ 정도로 달렸고, 연도의 환영인파가 꽃을 흔들며 함성을 지르는 장면은 11시40분까지 무려 30분 동안이나 이어졌다. 연도 중간중간에는 학생들로 구성된 악대가 나와 행진곡 등을 연주하며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환영인파로 나온 시민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은 편이었으며, 행렬이 지나갈 때는 더욱 큰 소리로 함성을 쳤다. 일부 시민들은 차도로 몸을 들이밀면서 반가움을 표시했다.
한편 남북 정상회담을 취재하고 있는 평양 공동취재단이 보내온 영상은 예전과는 다소 달라진 평양시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깨끗하게 단장된 평양시 △손을 잡고 데이트하는 연인들 △운행 차량을 정리하는 교통경찰의 모습을 꼽을 수 있다.
평양시가지 모습은 새로 들어선 건물이 보이지 않는 등 예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 눈에 띄지 않지만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기해 소박하면서도 깨끗하게 단장했다.
거리와 빌딩 곳곳에 위치한 구호판도 노동당 창건 55돌을 기념하는 내용으로 많이 교체됐으며 한밤중에도 밤하늘을 밝히고 있는 점은 당 창건 55돌을 맞는 북한의 축제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다.
청춘남녀들의 데이트 모습도 예전에 비해 진일보한 모습이다.
평양 공동취재단은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거리에서 연인들이 손을 잡고 데이트를 하는 모습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어두운 곳에서 손을 잡고 데이트를 하는 모습은 90년대 들어 가끔씩 있었던 일로 최근들어 다소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도 환한 곳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90년대 이전에는 남한의 경찰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원(현재 인민보안원)이 손을 잡고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을 통제했다는 점에서 볼 때 한층 개방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평양합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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