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북단 귀국 전후

##끝까지 각별한 예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15일 오후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떠나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위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배웅나오는 등 끝까지 김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갖췄다.

이날 공항에는 출발 한시간 전부터 인민군 육.해.공군과 환송 인파가 김 대통령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4시쯤 선도 차량이 도착하자 환송객이 일제히 붉은색 꽃술을 흔들며 '만세'를 불렀고 이어 김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함께 나란히 한 차에서내렸다.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3일 공항에 도착했을 때처럼 군악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인민군을 사열했으며 그 뒤를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간부와 한광옥(韓光玉) 청와대비서실장 등 남측 공식수행원이 따랐다.

대부분 분홍색 한복에 붉은색 꽃술을 든 여성 환송객들은 '김정일'을 연호하며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나가는 통로로 쏟아져 들어와 경호 요원들이 몸으로 막느라 애쓰는 모습이었다.

김 대통령 내외는 북측 간부와 일일이 악수를 나눈뒤 공군 1호기 100여m 앞에서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이어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마지막 포옹'이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김 대통령을 끌어안고 서너차례 몸을 가볍게 부딪히며 그간의 우의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남측 수행원과 악수를 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김 대통령 내외가 트랩을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본뒤 김 대통령 내외가 기내 입구에서 북측 환송객을 향해 손을 흔들자 같이 손을 흔들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金위원장 시민환호 유도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5일 오후 모든 일정을 끝내고 함께 승용차를 타고 순안비행장으로 출발했다.

김 대통령 부부는 오후 3시35분께 김일성 종합대학 앞 금성거리에 도착해 평양시민들의 간단한 환송을 받았다.

인민보안성(옛 사회안전성) 여성 악대의 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연도에 모인시민들의 "만세" 함성 속에 승용차가 도착하자 문이 열리고 김 대통령이 먼저 차에서내렸으며, 반대편 쪽에서 김 위원장이 내렸다.

김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그 사이 김 위원장은 차 앞쪽으로 몇걸음 걸어 나와 김 대통령쪽으로 손을 들어올려 박수를 침으로써 시민들의 환호를 유도, 김 대통령을 최대한 예우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뒷차에 타고 있던 이희호 여사가 차에서 내려 김 대통령 옆에 서자 미리 꽃을 들고 기다리던 여자 2명이 다가와 평양시민을 대표해 두 사람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계속 박수를 치며 흐뭇한 표정으로 이 장면을 지켜봤다.

특이한 것은 김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할 때 시민들의 구호가 "만세"와 "김정일 결사옹위"였던 것에 비해 이날은 "만세" 한가지로 바뀐 것이다.

김 대통령 부부가 다시 각각 승용차에 타고 출발하자 시민들의 구호와 함성은 더커졌다. 차량행렬은 지난 13일과 달리 영생탑을 지나 곧바로 순안비행장쪽으로 행로를 잡았다. 길가 곳곳에는 어린이 악대가 나오기도 했다. 차량행렬의 코스가 짧아 인파는 10만명 정도로 돼 보였으나 열기와 함성은 사흘전과 차이가 없었다.

##3부요인 등 대거 참석

*…김대중 대통령은 15일 오후 2박3일간의 평양방문을 마치고 전용기편으로 서울공항을 통해 귀환했다.

이날 공항에서 열린 환영식에는 이한동 국무총리 서리, 이만섭 국회의장, 최종영 대법원장 등 3부요인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 대통령은 3군 의장대 및 취타대 사열을 마치고 환영객들과 일일이 손을 잡은 후 20여분간 귀국 보고를 갖고 6.15 공동선언의 각 항목을 조목조목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그 의미와 내용을 설명하면서 방북 성과를 국민들에게 알렸다.

김 대통령은 "적십자 채널을 곧 가동해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논의할 것이고 김 위원장도 여기에 동의했다"며 "이 문제에 대한 것은 시작되는 것이틀림없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이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대한 언급을 하자 환영 나왔던 실향민 단체 소속 300여명은 큰 박수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김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성사와 관련, "동방예의지국에서 10여살이나 위인 노인이 여기(평양)까지 왔는데 나이 적은 사람이 안오면 되느냐"면서 " 외국 사람들이 남북관계가 1회용이 아니라 지속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도록 김 위원장이 서울에 꼭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 초청 수락이 쉽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시립소년합창단이 '우리의 소원'과 '희망의 나라로'를 불러 분위기를 돋운 가운데 이북5도위원회와 이북도민중앙연합회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달래주신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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