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은 세계인들에게도 충격과 놀라움을 줬다.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로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국가로 지목됐던 북한이 남한과 '화해와 협력의 새시대 개막'을 화려하게 선언했기 때문.
영국 BBC방송 월드뉴스의 여론광장 '토킹 포인트'에서 데니스 네오(싱가포르)는 "남북정상의 만남은 내 생에 있어 가장 충격적 소식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리라고 상상도 못했다"며 "두 한국이 협력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은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재미 독일인 존 리베시는 통독과정의 어려움을 회상하며 "언론은 서독이 지불한 통일비용만 말하지만, 사실 동독에 자본주의가 뿌리 내리는 과정에서 수많은 동독인이 '거지'로 전락하는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고 조급한 통일 논의를 경계했다.
심지어 스리니바스 란가라(캐나다)는 "남북 통일이 몇년에 걸쳐 강요할 엄청난 경제적 부담에 대해 남한 사람들이 감당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차라리 이미 쇠락한 북한을 그대로 내버려 둬 스스로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비관론도 제기됐다. 폴 럭스(미국)는 "정상회담에도 불구, 대부분의 남북한 국민은 서로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인 통일은 북한의 주체사상이 붕괴될 때에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마크 M 뉴딕(영국)도 "남북한 누구도 자신의 이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 만큼, 이 문제의 슬기로운 극복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안드레이(러시아)는 "남북 이산가족 문제는 1917년 공산혁명 때 미국으로 망명했던 러시아인들이 본토의 가족과 다시 만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줄리아(미국)는 "통일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은 당장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石珉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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