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싱그러운 초여름 날씨가 한창이다. 만물이 가장 왕성하게 생육을 경주하는 이 때에 대구 문예회관에서는 전국 청년미술가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여 한판 축제를 벌이고 있다. 한 개인의 삶에서도 그렇지만 그림에서도 가장 순수한 용기와 야망으로 이상에 도전해보는 젊은 청년들의 작품은 세련된 완성미는 없어도 아직 형성중에 있고 인습에 물들지 않은 그 풋풋함으로 인해서 예찬된다. 그런 젊은 작가들을 위한 비엔날레를, 그것도 대구에서 마련한 것은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창설된지 햇수로는 6년, 횟수로는 벌써 3회 째를 맞는 이 전시회가 청년미술가의 설 자리를 마련한다는 소박한 취지에서 벗어나 이제 현대 한국미술의 창건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고 말할 만큼 발전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그러기에는 애초에 청년미술가의 설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그 소박한 취지에서 너무 안이하게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전시를 관람하면서 내내 흥미로왔던 것은 너무나 다양한 제 각각의 내용과 모습들이었지만 그 속에서 청년미술의 특징이 어디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해 보고싶은 것이 나의 가장 큰 관심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비엔날레는 정체성과 관련된 가장 핵심적인 문제에서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런지 의문이다.
기울인 노력에 비해서 몇가지 아쉬웠던 점을 지적한다면 무엇보다 전체적인 인상에서 너무 백화점식으로 나열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아마도 청년 비엔날레에 어울리지 않는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관념적인 주제의 선택과 다음으로 지역별로 산만하게 분산 안배된 선정위원 탓이 아니었나 싶다. 폭넓은 주제의 선정으로 다양함을 보여준다는 생각은 좀 소박하다. 그것이 애매모호함과 산만함을 불러온다. 또한 우리는 늘 전시회에서 출품작가 출품작 개개에도 관심을 갖지만 기획자의 의도에 큰 매력을 가지고 전시회를 본다. 더우기 대규모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말이다
청년미술의 특징은 무엇인가? 단순한 물리적 연령인가? 청년의 의식인가? 기성 작가들과의 차별성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그것은 이 비엔날레의 제도와 운영의 측면에서 좀 더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의 채택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김영동 (영남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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