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의 술

남북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이 실제로 이뤄졌다. 분단 55년만에. 교류협력과 통일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께 서명한 남북 공동선언문도 나왔다. 두 정상과 양측 관계자들은 술잔을 같이 기울이면서 서로 피를 나눈 형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아무리 어려운 사이라도 한잔 '진하게' 같이하고 나면 허물없는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해주는 힘을 가진 술.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보다 훨씬 가깝게 다가온 북한의 술에 대해 알아본다.

북한의 유명 주류와 특산품 등을 들여와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주)토우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30여종의 술이 생산되고 있다. 도토리를 주원료로 하는 소주에서부터 장뇌삼과 인삼 등을 원료로 한 고급술까지.

그러나 일반 주민들에게는 소주도 귀한 술이라고 귀순자들은 전한다. 지난 97년 귀순한 최근남(27·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씨는 "소주는 각 지역별로 있는 술공장에서 만들어져 김일성·김정일 부자 생일 등 1년에 4번, 각 가정에 1병씩을 배급된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군부대에는 술 공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시중에 술판매는 금지되어 있지만 장마당에 가면 감시의 눈을 피해 대부분 종류의 술이 유통되고 있다.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자녀결혼 등 경사때 장마당에서 '병에 든 술'을 사다 하객들에게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끼니 때우기도 힘겨운 일반 주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에 따라 일반 가정에서는 술이 필요하면 옥수수로 술을 담가 쓴다.

한편 북한에서 생산되는 술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인삼술=1천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술은 개성지방의 전통적 술 제조법에 따라 만들어졌다. 식욕증진, 피로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며 국제 술 품평회에서도 여러차례 입상한 바 있다.

△백두산 들쭉술=알코올농도 40%. 백두산 들쭉을 기본원료로 참나무통에서 10년동안 숙성시킨 술로 색과 맛, 향기가 독특하고 각종 비타민과 유기산, 고산지대 식물의 약효 성분이 들어있어 장수불로주로 통한다.

△인풍술=알코올농도 40%. 자강도 강계지방 산속에 자생하는 산머루를 발효시킨 즙을 증류하여 만든 술로 참나무통에서 3년이상 숙성시키기 때문에 깊은 맛이 있다. 산머루를 발효시킬 때 발효를 촉진시키기 위해 미량(2% 미만)의 당분을 첨가해 여성들이 마시기에도 좋다고.

△백로술=알코올농도 40%. 주원료는 낭림산맥 골짜기에서 채취한 야생 들배를 발효시켜 얻은 즙을 스팀으로 증류하여 만든 브랜디다. 야생 들배의 고유한 향기와 느낄 수 있고 숙취가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계산머루술=알코올농도 16%. 자강도의 깨끗한 산기슭에 자라는 야생의 산머루를 엄선해 빚은 술이다. 산머루에 많이 들어있는 포리페놀이라는 물질은 정자의 활동을 활발히 해주는 효과와 함께 신체의 산화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이밖에 오갈피술(40도) 아바이술(38도) 평양곡주(30도) 류경곡주(30도) 평양벌꿀소주(25도) 금강벌꿀소주(23도) 평양소주(25도) 등이 있다. 宋回善기자 the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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