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정상회담-손병두 전경련 부회장 방북담

전국경제인연합회 손병두(孫炳斗) 부회장은 방북길에서 돌아온 15일 저녁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박3일간의 방북일정중에 있었던 경제관련 회의 내용과 소감 등을 자세히 밝혔다.

다음은 손부회장이 방북기간중 적어놓은 메모를 토대로 기자회견에서 밝힌 방북담과 일문일답이다.

방북 이틀째인 14일 오후 인민문화궁전에서 부문별 회의를 가졌는데 특별수행원중 경제관련 인사 10명이 북측에서 나온 분들과 처음으로 경제관련 회의를 가졌다. 이자리에서 정운업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회장을 비롯해 박동근 조국통일연구원참사, 정명선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참사, 박세윤 조선컴퓨터센타 총사장, 김정혁 조국통일연구원 실장, 조현주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연구원 등이 나와 상견례를 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회장은 인사말을 직접 써가지고 나왔다.

정운업 회장은 남측의 경제협력을 총괄하는 기구의 총책으로 알고 있다. 정 회장은 이런 얘기를 했다.

"그동안 개별적 접촉은 있어왔으나 이번 정상의 만남을 계기로 경제단체 만남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92년 남북 기본합의서 사항이 실천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통일적 발전을 위해선 이런 비정상적 상태가 지속돼서는 곤란하다. 앞으로 경제단체 대표, 기업 대표의 더 많은 접촉을 기대하고 교류 확대로 나가고 싶다. 교류협력 확대를 위해 필요한 것 있으면 얘기해달라"

이에 대해 무역협회 김재철 회장이 즉석 답사를 했다.

"북과 남이 이렇게 교류를 하게 된 것은 필연적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투자보장문제, 이중과세방지 문제 등이 해결되면 협력의 물꼬가 크게 트일 것이다. 개별적인 것보다 협력의 장애물부터 없애야 한다"

이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이원호 부회장이 얘기했다.

"민간보다는 정부간 협력부터 이뤄지는게 좋겠다. 북측에서는 민경련이 한다면 남쪽에서는 경제단체들도 정기적으로 만나서 노력을 하겠다. 서로 민간부문의 협력창구를 통해서 문제점을 체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내(손부회장)가 얘기를 했다.

"남한기업에 대한 우대조치가 필요하다. 중국이 대만기업에 해준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도 우대조치가 필요하다. 북측이 개정한 외자유치법에서 남한기업이 우대조치 대상에서 빠져있는데 그것부터 개선해야겠다. 나진.선봉지역 사업이 바람직한 상태까지 못갔는데 그 이유를 분석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강성모 린나이코리아 회장은 이런 얘기를 했다.

"실향민 1세대가 살아있을 때 경협해야 한다. 고향에 연탄보일러나 난방을 할 수 있는 공장을 세우고 싶다"

이때 북측의 박동근 조국통일연구원 참사가 나서서 얘기하기를 "김대통령이 평양에 올 때 기업인들을 대동하고 오길래 무엇인가 정리된 안을 갖고 온 것으로 생각한다"며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현대아산 정몽헌 이사가 대답했다.

"그동안 금강산개발 사업 외에도 많은 프로젝트를 하려했지만 투자보장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사업추진이 잘 안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간의 경제협력에서도 국제규범에 맞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 경제문제는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북측에서 제도적인 장치 마련에 앞장서달라"

김정일위원장이 참석한 어제 만찬은 화기애애했다. 오늘 점심에도 오찬을 했는데 이자리도 대단했다. 김위원장이 우리 기업인들에게 일일이 잔을 따르고 건배를 했고 김대통령도 기업인들에게 일일이 잔을 따라줬다. 남북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할얘기 다 한거 같다. 이산가족 문제와 경제협력은 구제척으로 전개될 것으로 생각한다. 오찬에 두 정상이 경제인들을 특별히 부른것도 그런 의미로 생각된다. 하루빨리 남북간 경제공동위가 가동되고 민간기업이 요구하는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길 간절히 바란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