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가치혼란 더이상 방치 말라

남북정상회담이 성과가 큼만큼 국민의 가치혼란은 커지고 있다. 이는 적대적 냉전사고에서 평화적 공존사고로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남북의 합의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나라가 그 이데올로기는 그대로 간직한 채 민족이라는 명분 하나로 협력의 시대를 위한 방향을 내놓은 데서 온 것이다.

이러한 가치혼란중에는 특히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것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괴팍하고 급한 성격의 난봉꾼으로 부정적인 측면만 알고 있었으나 TV를 통해 보여준 그의 이미지는 보기에 따라 다르겠으나 서민적이면서도 카리스마를 가졌고 또 유머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를 터무니 없이 영웅시 하려는 경향이다. 물론 그는 앞서의 지적대로 부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며 또 뒤의 인상대로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남쪽에서는 김정일 팬클럽까지 생겨났다. 기아자가 속출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독재에다 인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그를 영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가.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 보면 될 일이다.

그리고 6월보훈의 달을 맞아 재향군인회는 6.25전쟁 50주년 행사의 명칭을 평화통일 결의대회로 바꾸고 노래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기로했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을 지금까지와 같이 북괴로 부르지 않고 북한당국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북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은 좋으나 굳이 평화통일대회로 할 필요가 있을 까. 나라를 지켰다는 엄연한 애국행위가 남북화해분위기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격하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이외도 보안법 적용문제 그리고 인공기 게양 등에 대한 처벌문제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학교교육에서는 더욱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잘못된 선입관이 있다면 고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정부는 물론 민간단체들도 모두 새로운 가치관 정립을 위한 노력을 하루빨리 해야할 때다. 우선 법과 제도의 정비가 있어야 겠고 여론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기존의 냉전사고도 문제지만 80년대 일부학생들이 주장한 무비판적인 북한동조의 급진사고도 문제이다. 모두를 아우러는 새로운 중립적 기준의 가치관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본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엄연한 현실과 역사적 사실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서투른 논리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둔 가치관의 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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