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 시절을 강원도의 소도시에서 보냈다. 방과후면 늦게까지 공놀이를 하거나 학교 옆 개울에서 올챙이나 송사리 등을 잡으며 친구랑 놀았고, 어쩌다 일찍 집에 오면 같이 놀자고 부르는 또래들 등쌀에 밀려 나가 전쟁놀이, 구슬치기 등을 하며 시간가는 줄 몰랐던 기억이 있다.
이제 장년이 되어 커가는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놀이문화가 참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선 주위에 노는 아이들을 잘 볼 수 없다.놀고 싶어도 같이 놀 아이들이 없는 것이다. 학원이다 과외다 하며 이리저리 바쁜 아이들뿐이니 자연 컴퓨터나 TV를 벗삼아 혼자 시간을 보내기 일쑤다.
게다가 아이들이 푹 빠져 있는 컴퓨터 게임은 거의 폭력과 파괴가 주된 내용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TV프로를 보면 그 내용이 다분히 선정적이고 충동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요즘 학교나 직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현상은 전체적인 조화보다는 개인적인 욕구충족만을 조장하는 이런 놀이문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그런가하면 아이들의 심리상태 또한 상당히 불안정해지고 예민해지는 경향이 있다. 가만히 있으면 왠지 불안하고 집중이 안된다는 아이들이 많다. 원하는 게 잘 이뤄지지 않으면 참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내게 된다.
이런 우려할만한 변화를 놓고 많은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그것이 현대기술문명이 가져온 병폐의 하나라는데 큰 이견이 없을 줄 안다. 물론 TV나 컴퓨터가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 된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아무리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편리함을 준다고 해도 그것을 다루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이다.
인간적 성숙보다는 기술적 진보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왔고 그 결과 인간과 기계를 혼동하는 세상이 됐다고 하지만, 기술문명 속에 그대로 아이들을 방치하기 전에 우리 아이들이 타인을 이해하고 사물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성하 일송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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